살며 사랑하며

봉숙아, 데낄라는 우짜고...

eunbee~ 2013. 10. 16. 19:05

 

 

 

막내올케님이 급성 난청 증세로 병원에 급입원했다.

3박4일 동안 막내네 살림꾼과 막내올케님의 보호자 되기를 자청해서 이런저런 역할을 도맡아했다.

환자도 나도, 밥먹고 진료받아야하는 시간 외에는 병실을 탈출해서, 병원 구내 커피숍에 죽치고 앉아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 수다를 늘어놓았다. 급성난청환자와 그 보호자가 말이다.ㅋ

입원환자가 밤 10시가 되면 병원에서 조퇴맞고(외박 끊고 ㅋㅋ) 집으로 와서 편안하게 자고 새벽에 병실로 복귀한다.

나 역시 그장단에 맞춰  왔다리 갔다리....ㅎㅎㅎ

 

 

 

 

올케님이 의사를 만나거나 병실에서 잠시 居해야 할 때

나는 혼자라도 커피숍에 앉아 음악에 빠지거나 책을 읽는다.

환자도 나이롱, 보호자도 나이롱. 맬짱 나이롱으로 지낸다.

 

커피숍 음악이 마음에 착 감긴다.

멜랑꼬리한 멜로디가 귀에 착 붙는다.

아, 커피숍 봉숙이는 창밖에 내려와 엉덩이 뭉개기 시작하는 가을빛에 정신줄 놓다가

박박 유리창을 닦는다. 가을,바람나고 싶은 마음을 더럽지도 않은 유리창 박박 문지르는 일로 달래나 보다.

 

그래 봉숙아, 맑디맑게 닦아다오.

저 노란 은행나무 빛깔이 내 마음에 더욱 선명히 내려와 앉는구나.

가을잎 노란빛깔 베고 누워 장미여관이 부르는 봉숙이가 되어, 못생긴 오빠들이랑

한 판 데이트나 벌이련다.

 

 

 

 

 

봉숙아,

데낄라는 워쩌구 집에 간단 말이냐

 

가을아,

말라고 집에 드갈라고.

나랑 이승에서 천년만년 살고지제.

못간다, 못드간다 말이다.

.

.

그럼, 딱 30년만 셔따 가자. 하하핫

 

***

 

반필면反必面, 포스팅임돠~~눼. ㅎㅎㅎ

 

(창밖 하얀달이 날 내려다 보며 '한심타~'하며 하얗게 웃는다. 지금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