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편린들

오늘은...

eunbee~ 2013. 10. 8. 00:24

 

 

파리, <세익스피어 앤 컴파니> 서점 한귀퉁이에는 이렇게 소식이나 메모를 남겨두는 공간이 있다. 이곳에 걸터앉아 이 많은 쪽지를 뒤적였지.

지난 8월 21일, 엑상프로방스로 유학온 조카랑 들렀던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에서...

 

 

 

요즘의 내 한 주간은 휘리릭 지나간다.

월요일만 비워둔 날이고, 무언가로 채워둔 주중, 그나마 주말에는 아들내외가 와서 식사를 함께하니

빌 틈이 없다. 고향 나들이도 아직 못하고 있으니, 모두들에게 아웃 당하게 생겼다.ㅋㅋ

 

월요일인 오늘은 잠실 롯데백화점 11층에서 좋은 친구를 만났다.

참으로 오랜만에 가게 된 잠실롯데백화점.

한 때는 그곳이 우리가족 활동무대였는데.

그곳 수영장에서 모녀들 모두 상급과정까지 이수하느라, 수영장 물 어지간히 들이켰고,

겨울에는 스키를 타고 와서는 스키케리어에 스키를 얹어둔채 곧바로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해

수영장으로 뛰어들어가 뜨거운 물에 몸을 풀고는 했던 곳.

온 가족이 모두 자기 스키를 울러매고 신나게 놀던 그 시절.

우리들의 쇼핑장소. 우리들의 놀이터.

우리 애들의 어린날의 추억이 잠겨있는 동네.

애들이랑 내가 함께 살던 그 시절, 아름다운 시절이었구나.

 

좋은 친구와의 약속을 위해 그 백화점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면서

내려다 본 그 동네는 많이도 변해 있었다.

열 여덟 해 만에 한가한 눈으로 차근차근 더듬어 본 그 동네.

한 번 떠나오면 그리도 멀던가.

오늘 그곳에서 친구를 기다리는 시간은 나의 옛생각을 길어올려 만지작거리는 기회가 되어 주었다.

 

오랜만에 만난 블로그 친구는 파리 센느강변의 세익스피어 앤 컴파니에서 처음 만나던 그날처럼

어찌나 찐한 허그를 하는지, 가슴이 터질 듯.ㅎㅎ

깔끔한 일식에 따끈한 정종 한 잔(대따시리 큰 머그잔만한 왕대포 잔 ㅋㅋ)곁들여,

지난 이야기, 요즘 이야기, 내일들의 이야기를 소낙비처럼 쏟아놓았다.

그녀는 에너지가 넘친다. 세상 모든 이야기도 알고 있어 어떤 이야기를 해도 재밌다.

그 넘치는 에너지를 받아 안고 오며, 사람에게서 받는 영향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다.

나는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사람일까.

.

.

 

컴 앞에 자주 앉지 않으니, 블로깅도 뜸해진다.

시력에 지장이 오는 듯하고, 어깨도 결리는 듯해서 컴 앞을 멀리하고 바깥으로 쏘다닌다.ㅎㅎㅎ

가을 바람이 되어, 가을 바람에 섞여, 쏘공원의 쏘족이 분당의 쏘족이 되어 마구마구 휘돌아 다닌다.

한 걸음, 한 마디, 한 생각이 인생이 되지 않던가.

좀 더 폼나게 생각하고, 우아하게 행동으로 옮기자. 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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