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땡볕이 섭씨 28도로 이글거리던 날. 바로 어제.ㅋㅋ
내가 그리도 가고 싶어하던 까비의 고향.
모레 쉬르 루앙.
까비를 데려갈 수 없어 아쉬워하며, 우리는 아침부터 김밥을 말고
까비의 고향마을을 향해 길을 나섰다우.
지천으로 핀 노랑꽃
예서제서 숨어 웃는 가냘픈 양귀비.
이름모를 수많은 풀꽃...엉겅퀴의 보랏빛꽃들이
햇살에 눈부셔하는 맑은 날을 달리는 기분은 상쾌했어요.
탁 트여 드넓은 파리남쪽의 들녘은 어쩜 그리도 아스라한 지평선을 만들어주는지....
집 떠난지 겨우 1시간.
Moret-sur-Loing 이정표가 길가에 오두마니...
아, 반가운지고.
13년만에 다시 만나는구나.ㅎㅎㅎ
까비를 안고 걸어서라도 올걸. ㅠㅠ
모레 쉬르 루앙은 12세기 때 필립 오귀스트 왕이 방어용 성곽으로 축조한 도시라네요.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물과 12세기에 지어진 고딕양식의 성당과 집들이 남아있어
중세의 향기를 아직도 맡을 수 있어요. 이 고풍스럽고 품위있는 작은 도시에는
맑고 푸른 차디찬 루앙강이 휘돌아 흐르니 어찌나 아름다운지...
차가운 강물에 발을 담그고 생각했어요.
까비는 이토록 아름다운 고향을 두고, 엄마를 떠난지 13년 넘게 은비네를 따라
이곳저곳 도시 속에서 살게되었으니...
얼마나 까비에게 미안한 일인가,하고 한숨을 쉬었다우.ㅠㅠ
그런 내마음을 짐작하며, 함께 까비의 고향을 산책해요.
정말 아름다운 곳이니 모두들 꼭 한번 가보시구요.^*^
파리에서 6-70km 정도의 거리, 한시간만에 승용차로 달렸더랍니다.
기차도 있어요. 꼭 가보세욤~^^
성문을 들어섭니다.
시청앞 광장이에요.
이 광장을 들어서는 것으로 모레 쉬르 루앙에 입성하는 것인데
그 첫인상은 참 아름답구나,랍니다.
왼쪽 석조건물이 시청이고요
오른쪽 목조건물은 나폴레옹 1세가 유배되었던 엘바섬에서 돌아오는 길에
하룻밤을 보냈던 집이라고 합니다. 이쁘죠?
시청 맞은편 우체국 왼쪽에는 시계탑이 있는 성문이네요. 이곳에 오자마자 벌써 세 개의 성문을 보았답니다.
이좁은 공간에 성문이 세 개씩이나....ㅎ
저 성문은 1881년에 세워진 것이라고 쓰여있던걸요.
광장 한켠에는 1차 대전 때 전장에서 별이된 애국용사를 기리는 기념비가....
프랑스의 시골마을의 가장 중요한 위치엔 항상 저러한 기념탑이나 기념동상을 세워두어 추모한다고 했지요?
예전 뽀흐블렁 포스팅에서인가?...ㅎ 전쟁기념비를 마을마다 세워두고, 그들의 희생을 기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본받을만 하다고 생각해요.
그 비껴 뒤로는 15세기 때의 건물이 있어요. 지금은 레스토랑으로 쓰인다네요.
그 앞에는 힛쭈구리한 두 여인이 손에는 김밥을 들고 이상한 스텝으로들 걸어와요.
누구들인지 참 촌발날립니다.하하하
'방매가' 써붙여놨어요.
이 건물은 얼마나 할까? 차암~비싸겠지?
로또 당첨되면 이집부터 사야겠군. 작은딸의 말이었습니다.
우체국 옆 성문 밖으로 나가볼래요.
성문 밖(안이 아니고 ㅋㅋ)우물곁에~♩♬♩♪♪ 보리수가 서 있는지...ㅎ
조용하고 한산한 동네엔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가 있고,
작은 학교가 있었어요. 학교인지 학원인지...ㅋ
볼 것이 없어 그냥 다시 시청앞으로 가야겠네요.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이 하룻밤 유숙한 곳이라는 저 건물은
지금은 시슬리의 기념관으로 사용되고 있다던가요?
시청건물 뒤로 돌아 들어왔답니다.
시청, 정말 예쁘고 아담해요.
시청건물보다 그옆 르네상스 때의 건물 파사드가 압권이에요.
오텔 드 빌.
시청이고요. 앞쪽에서 보는 것과 또 다른 아기자기함이 있죠?
16세기에 세워진 건물.
르네상스 시대 건축 양식의 파사드 좀 보세요.
프랑수와 1세(1515-1547)시절 재무상이었던 니콜라 샤부이에Nicolas Chabouillé가 살던 집이라고 하는데요.
La galerie de la Chabouillé라고 불리운다네요.
고양이 한마리가 쪼르르거리며 건물을 들락거리구요.
안내보드에 코를 박고 열심히 읽는 분은 시력장애라서 저렇게 코앞에 글씨를 들여대야만 간신히
읽을 수 있다고 해요. 그래도 남의 도움 받지 않고 열심히 읽고, 옆사람에게 내용을 이야기해주기도 하시네요.
존경스러워요. 나를 위해서? 하항~그러나 난 말도 못알아들으니 어쩐대요?
시청 뒷 정원에서 나왔어요.
길에는 푯말이 있습니다. 이 파사드도 르네상스시대 것이라네요.(위 아래 사진)
어느 가게의 벽면이 특이해서 그냥 찍어봤어요.
르네상스 시대와는 아무 상관없어요.
우리가 들어온 성문과 이어지는 반대방향의 성문이 저기 보이죠?
우린 성문으로 나가지 않고 오른쪽으로 가서 모레의 노트르담 성당을 볼거예요.
이정표에는 '에그리스 노트르 담 르 동종' 뭐~이렇게 써있는 것 같아요.ㅎ
시슬리 그림 속의 모레 쉬르 루앙에 있는 노트르담 성당 실물을 만나러 갑니다.
노트르담 성당
너무도 커서 한컷에 담기가 어렵네요.
고딕 양식의 성당이라죠?
그리고 저 꽈배기 문양은 고딕양식의 특징으로 쓰여졌다고 해요.
파이프 오르간도 있어요.^^
프랑스의 성당에서 볼 수 있는 이 의자, 내가 정말정말 좋아해요. 예쁘고 고풍스런 멋이있고.. ㅎㅎ
고해성사를 받는 고해실 문에는 세로로는 십자가 문양, 가로로는 글씨가 새겨져 있어요. 층층이.
처음 보는 것이라서 담아왔는데... 잘 안보이네요.ㅋ
성당에 들어갈 때 언제나 성수반(그릇)을 찾는 버릇이 내게 있어요.
프랑스 시골 성당에는 성수반에 성수가 있는 곳이 드물지요.
그러나 이곳 모레의 노트르담 성당에는 성수가 맑게 많이 담겨있어서 기분이 매우 좋았어요.
물론 성수로 성호를 그엇지요. 나이롱 신자라해도 제 신심은 깊을만큼은 깊다우.
성수 찾고, 성수로 성호긋고, 제대앞을 지날때는 무릎 살짝 굽히고.. 자주 촛불켜고 기도하고.. 그만큼만으로 ㅋㅋㅋ
성당에서 나오니 가여운 중생 하나, '엄마'라는 또다른 중생을 기다리고 있네요.
몸매가 가냘퍼서 늘 서러운(그 엄니 맘이) 어여쁜 중생.^*^
각설하고...
모레 쉬르 루앙의 주인공을 생각해 보기로 해요.
시슬리(Alfred Sisley 18390-1899)는 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루앙강둑과
작은 돌길로 된 중세마을 모레의 고풍스럽고 낭만적인 모습에 매혹되어 여생을 이곳에서 보냈다지요.
10년 동안 시슬리는 이곳 루앙 강변 마을에 살면서 400여 점의 그림을 남겼다고 합니다.
그 중 시슬리가 그린 모레의 노트르담 성당의 모습은 그가 그리던 그때의 모습과 다름없이 서 있더군요.
노트르담 성당 앞에 설치된 안내보드의 시슬리의 그림
성당에 드리워진 그림자, 저녁 햇살의 붉은 기운... 노르스름하고 뽀얀 빛들...인상주의 화가 그림 답죠?
내가 찍은 실물.ㅋㅋ
디카가 병이 나서 어눌함이 더욱 짙어진, eunbee의 기우뚱한 어눌함이.. 그녀 작품답죠? ㅠㅠ
역시 시슬리의 그림이 성당 앞에 있고
역시 내가 찍은 성당 옆면이 이렇게 블방에 올려져 있고...ㅋㅋ
다음엔 사진 속의 집에 대한 이야기와 물레방아간 그림을 보여드릴게요.
물론 시슬리 그림 속의 풍경도 찾아볼 거예요.
우리 까비 이야기가 실린 페이지는 아래로 가면 되는데....관심있는 블벗 님께서만. 클릭
http://blog.daum.net/eunbeekc/11793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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