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Moret-sur-Loing, 강변풍경

eunbee~ 2013. 7. 11. 00:54

모레 쉬르 루앙 강변을 산책했어요.

김밥도 먹고, 애들은 누워 하늘도 보고

나는 강물을 따라 먼 곳까지 걷기도 했다우.




물레방앗간을 바라보며 강물에 발을 담그고..

햇볕 뜨거운 날씨인데도 강물은 어찌나 차던지...



따님들은 여기서나 저기서나 엄마 혼자 걷게 하고 

자기들은 틈만나면 앉아서....ㅎㅎㅎ





이젠 자리를 이동해서 본격적으로 돗자리 펴고..




이 소녀가 건너다 보고 있는 곳이 바로 까비의 옛집이 있는 곳이에요.


까비네 옛집은 이렇게 루앙 강가에 자리하고 있는, 마당에 풀이 무성한 집이었어요.

마당 한켠에서 혼자 놀고 있는 까비를 찜해서 데리고 왔지요.

까비는 그집 엄마가 우리에게 입양을 권하던 고양이가 아니에요.

입양시키려고 인터넷에 올린 형제들보다 조금 먼저 태어났으나 입양되지 못하고 

왕따처럼 혼자 놀기 좋아하던 까비를 은비엄마가 고양이의 자태가 우아하다고 데리고 왔어요. 

그집 엄마는 좀 의아하게 생각하는 눈치였답니다.

왜 저 사교적이지 못한 애를 데리고 갈까...하면서.ㅎㅎ


그러나 인연은 따로 있고, 팔자도 따로 정해져 있나 봐요.ㅎㅎㅎ

그렇게 그집에서 왕따였던 까비는 우리들과 십수년을 살면서, 한번도 말썽을 부리거나 아프거나 하지않았지요.

은비엄마는 그 점이 매우 다행이고 고마운 일인가 봐요.ㅋ

속썩이지 않으니, 사랑도 더 많이 받는다며....
















강을 따라 30여 분을 내려가니 선착장도 있네요.

정박 중인 배들은 모두 개인소유인듯 했지요.

미국 영국 등등의 국기가 걸려있는 배들이었습니다.

저 배들을 타고 그들은 어디로부터 왔으며 어디로 갈까요.

 

이제 다시 오던 길 되돌아서 딸들이 있는 곳으로... 

내가 지금 갈 수 있는 곳은 먼 강이 아니라 바로 내딸들 곁. ㅠㅠ





'부르고뉴 다리' 옆에 있는 걀레트가 맛있는 레스토랑에서

1923년 이래 맛난 시드르를 생산한다는 집의 시드르 Bolee D'armorique를 곁들여

나는 '여왕'이란 걀레트를, 작은딸은 '숲속'이라는 걀레트를, 큰딸은 달디단 뉘텔라 크레프를 먹고 

그곳을 떠날 차비를 했더랍니다.


작은딸은 재료의 특성이 서로 잘 조합된 메뉴를 고르는 재주가 남달라, 항상 일행중 가장 맛난 메뉴로

판명이 나는데, 이날도 역시 숲속의 버섯들이 부드럽고 향기로운 맛을 내주는 걀레트가 우리를 즐겁게 했다우.

나는 뭘 보고 메뉴를 선택하느냐구요? 음식 이름, '여왕'이라든가,'떠 있는 섬'이라든가...ㅎㅎ

맛? 그냥 항상 쏠쏠. ㅋㅋ



소녀가 바라보는 강건너 저 쪽

옹기종기 서 있는 몇 채의 소박한 메종 중 한 집이 우리 까비의 옛집.

나도 소녀처럼 그곳을 바라보며 까비를 생각했다우.

고향을 떠나온 후 한 번도 다시 가본 적 없는 우리 까비.

승용차에 함께 태우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고, 많이 미안합니다.

작은사위에게 까비 고향에 가자했더니,"까비 데리고요?" 했는데....

따님들은 그런맘 내어보지도 않습디다그려.ㅠㅠ


까비에게 고향사진이나 실컷 보여주렵니다.

까비는 내가 포스팅할 때, 내 코앞에 앉아있기를 좋아하거든요.


이렇게 내가 사랑하는 까비의 고향엘, 까비를 둔채 다녀왔답니다.

까비는 이토록 아름다운 고향엘 얼마나 가고 싶어할까요. 에혀~


**


시슬리가 그린 모레 쉬르 루앙의 풍경을 몇 점 더 감상하겠습니다.

여기에서 그림을 그리던 화가는 시슬리 뿐만 아니라 모네, 르누아르, 루소 등이 있다죠?



모래 더미 1875



모레의 포플러 길 1890



모레 쉬르 루앙에서 1892 캔버스 유채 65 * 81cm



모레 쉬르 루앙의 포플러길 1888 캔버스 유채 60*81cm



테이블 위의 포도와 호두 1876 캔버스 유채 38 * 55.4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