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비 내리는 파리에 서 있고 싶습니다

eunbee~ 2012. 8. 20. 04:22

 

영화 마지막 장면, 비내리는 알렉상드르 3세교의 가로등.

 

 

비 오는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새벽녘에는 이불을 당겨서 덮어야 합니다.

 

어제 오늘의 파리 날씨는 38도를 오르내린답니다.

 

여긴 어제부터 38도의 폭염에 전국이 시름시름 앓고 있어. 수요일까지 그럴거래.

 

기온의 변덕이 매우 심했던 올여름의 마지막을 이렇게 무더운 날씨로 장식하려나보다고

방금 읽은 은비엄마의 이메일에 쓰여있군요.

심심하면 파리로 오라는데, 나는 심심해서가 아니라 파리가 그리워서 가고 싶은 것이지요.

 

'미드나잇 인 파리' 영화속에서 말하듯이 파리는

비가 오는 날 더욱 아름답습니다.

이 새벽처럼 비가 내리는 날이면, 고풍스런 파리의 거리는 더욱 그 오래된 아름다움이 짙어집니다.

파리의 그 어느 거리이든 비오는 날의 풍경은 정말 낭만스럽지요.

 

영화 속에서 드가와 고갱이 말하지요. 르네상스 시대로 돌아가고 싶다고..

은비가 내게 말했습니다. "예술은 르네상스 시대의 것이 최고야~ 특히 그림은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이 최고지..."라고.

은비는 그런가 봅니다.

 

미드나잇 인 파리,

영화의 처음 도입부분에서 파리의 이곳저곳을 비출 때 나는 살짝 눈물이 고여왔습니다.

파리에 대한 그리움은 내게 늘 그렇게 솟구칩니다.

 

내게 매우 낯익은 파리와 내가 동경하는 19세기, 20세기 초의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는 이영화는

다시 보고 싶어지는 영화입니다. 화면 가득 차오르는 파리의 풍경들은 실제보다 몇배는 아름답게 연출됩니다.

우디 앨런의 영화에 대한 재치있고 행복한 터치는 이영화에서 더욱 빛납니다.

 

마지막 장면, 알렉상드르 3세교 위에 주인공이 서 있던 바로 그자리에서 나는 늘 에펠탑을 바라보고

밤이면 샤인스타 순간을 기다리지요.

(에펠탑 불빛이 반짝임으로 명멸하는 때, 늦은 밤 매시 정각부터 10분간이었으나 지금은 에너지절약으로 5분으로 줄임)

알렉상드르 다리 위 가로등에 불이 켜지는 느린 순간엔 어린왕자의 별에서 불을 켜는 사람을 생각하고요.

 

비가 옵니다.

"파리는 비가 올 때 더욱 아름다워지지요."라고 말하는 미국인 작가의 말은 백번 맞는 말입니다.

 

이 영화를 한 번 더 보려고 합니다.

파리가 그리운 마음에.....

무엇보다도 파리의 옛시절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이 새벽

비가 쏟아집니다.

 

비오는 파리가 그립습니다.

비 오는 파리의 어느 길모퉁이에 서 있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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