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어느 노래에 필이 꽂히면 하루종일 흥얼거리게 된다.
더러는 아무 의미도 의식적인 그 무엇도 없는데도
어느 한노래를 온종일 입에 달고 사는 날도 있다.
오늘은 '겨울 아이'가 내 하루의 흥얼주제곡.ㅎ
내집 현관문을 밀고 나가니, 페인팅을 하시는 아저씨 두 분이 아파트 공동공간에 페인팅작업 중이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 갔다가 잊은 것이 있어 다시 올라와 집안에 들어가 잊은 물건을 챙겨들고
다시 밖으로 나오며, 아까 흥얼거리던 노래를 또 흥얼거렸다.
"기분이 좋으신가 봐요."
"하하하~ 제가 아저씨들을 뵈니 너무 좋아서 노래가 자꾸만 나오네욤~"
두 분 페인팅 아저씨들이 유쾌하게 웃으신다.
나도 모르게 입에 달고 있게된 오늘의 노래였는데....
옛날옛날 한옛날, 남녘 군항도시에서 그냥 메종에 살 때,
부엌이 따로 마련된 돌아앉은 방을 군의관 신혼부부에게 세를 놓았었다.
그 신혼방에는 친정엄마께서 자주 오신다.
"음대 나오셨어요?"
"아녜요~^^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늘 노래를 부르기에... 성악과 출신인가 했어요."
일본식 가옥이라 주방에서 설겆이하며 흥얼거리는 소리가 그집 방에서 잘 들리는 구조였다.
(성악과 출신들이 내노래 들으면 몰매하러 달려 오겠다. 그런데 몰매맞는 건 내가 아니쥬?ㅋㅋ
그 친정엄마, 립서비스 인심 너무 후했어~)
하하하~
지금 생각해도 나의 흥얼흥얼 하는 습관은 그러니까...매우 오래된 배냇병이었나 보다. ㅋㅋ
우리집 주제가 [겨울 아이]는 어제 오늘 내 입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기분이 울적하든... 기분이 상쾌하든, 내 입에서 흐르고 있는 흥얼댐은 기분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포근한 날씨에 호숫가 산책이 마음을 조금은 가볍게 해준 오늘이다.
참으로 의미없는 시시한 하루가 갔다.
아니다. 해물파전을 부쳐서 맛있단 소리 들으며 먹었으니, 그것에라도 [잘했어요] 별 다섯 개 찍어주자. ㅎ~
울 며느님에게 얼마전 아드님이 선물한 쬐끄만 차. ('뭐얏! 3년도 안된 차는 어디다 팔아묵꼬~' 시엄마의 속엣말이었음.ㅋㅋ)
베엠베를 선물했다해서 뭐 굉장한 것인줄 알았더니,
오늘 엄마 보여준다고 며느님이 타고 왔는데.. 보니...워메~ '미니'였어. ㅎㅎㅎ.
예쁘고 앙증맞은 차를 보니 기분은 좋다.*^_^*
내일의 흥얼 주제가는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가 아니길 바란다.
2011. 11. 28. 오늘 일기 끝.
사진 : 2011. 11. 28. 오후 율동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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