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 가는 길, 멀리 성산일출봉이...
우도.
누워있는 소를 닮은 섬이라서 우도라 불리운답니다.
내가 '우도'라는 섬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은 수십년 전, 시인 이생진 님의 시를 읽게 된 연유에서죠.
이날은 햇빛을 가끔 볼 수 있는 날씨였다우.
성산포에서 배를 타고 15분 쯤 가니, 우도에 닿았습니다.
우도엔 택시가 없어요. 스틱을 짚고 발걸음도 씩씩하게 올레코스를(올레코스1-1 우도 해안도로) 걷는 사람들과,
스쿠터와 전동차와 모두들 허,허,허, 헛웃음을 날리며 섬을 도는 렌트카의 행렬 뿐입니다.
제주의 운전은 매우 위험한 듯했어요. 교통시스템(?)도 약간 낯설고요.
그러니 [허]표지를 붙인 번호판 차량의 나그네들은 대부분 조심조심 엉금엉금 기어다녀요.ㅋㅋ
그들 중 우도에서만은 매우 자신감있게 달리더군요. 하핫 (위협하는 차량이 없으니...ㅋㅋ)
허*허*허..들이 줄줄이 편안하게 달리는 곳이 우도더라구요.
제주에서는 [허]씨 차량들을 자주 만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나도 용기만 있다면 [허]씨 한 분 대령하고 다니고 싶었거든요. 비용도 웬만하니 착하고, 편리할테고...
줄줄이 달리는 허씨들을 보며,
팬아메리칸 하이웨이(알래스카에서 아르헨티나의 남단까지의 고속도로)에서 만났던 티코들을 떠올렸어요.
작고 귀여운 차들이 줄지어 티티티~코코코~달리는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던지...ㅎㅎ
낯선 땅에 와서 어물어물 조심스럽게 운전하는 [허]씨네들 위로
멀리 낯선 땅으로 팔려간 꼬맹이들이 줄을 이어 오롱조롱 달리는 티코가 오버랩 되는 것은 왜 일까요. 허허~
내가 만난 우도는 조용하고, 그리고....조금은 외로웠어요. 포근한 외로움.
바닷물이 자주자주 은빛물결로 내게 윙크해 왔어요.
나그네는 가만한 미소와 살며시 흔드는 손짓으로 화답했지요.
제주시내에서 흔들리던 마음을 차분히 내려앉힐 수 있는 정겨운 섬이었다우.
***
[ 천연기념물 제438호 ]
제주 우도 홍조 단괴 해빈을 검색하시면 검색된 위의 사진에 대한 설명을 읽을 수 있어요.
아래 사진은 내가 찍은 것인데....ㅠㅠ 비슷한 장소를 찍어도 이렇게 천지차이의 그림이 되니...ㅠㅠ
해빈에 대해서는 뭔 말인지 복잡 ㅠㅠ. 지구과학 분야의 설명이라서... 궁금하신 분은 직접 검색해서 공부 하세욤~(죄송 만땅^^)
섬을 사랑하는 시인 이생진 님은 군대시절 한때를 모슬포에서 지냈다지요.
시 한 수 올려 봅니다. 우도에 왔으니....^*^
무명도
(우도)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한 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운 것이
없어질 때까지
뜬 눈으로 살자
- 이 생 진 -
이생진 : 서산에서 태어났으며 어려서부터 외딴 섬을 좋아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섬이라면 유인도, 무인도 가리지 않고 찾다 보니 그의 발길이 닿은 섬이 천 곳이 넘는다.
특히 젊은 날 군대생활을 하였던 모슬포뿐만이 아니라, 성산포, 서귀포, 우도, 다랑쉬오름 등,
제주 어느 한 곳 그의 발걸음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그 곳의 풍광을 사랑하여 곳곳을 걷고 또 걸어 다녔다.
그런 까닭에 올레길이 생기기 훨씬 전부터 제주 걷기 일주를 두 차례 하였으며,
지금도 틈만 나면 스케치북을 들고 제주를 비롯한 우리나라 여러 섬들을 찾아가
직접 그 곳의 풍경을 스케치하고 시를 쓰며 지낸다.
1955년부터 시집을 펴내기 시작해 지금까지 31권의 시집과 여러 권의 수필집을 펴냈으며,
우리나라 섬의 정경과 섬사람들의 뿌리 깊은 애환을 담은 시를 주로 써오고 있다.
특히 1978년에 처음 펴낸 시집 《그리운 바다 성산포》는 수십 년째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로
다양한 계층의 독자들에게 지금까지 읽히고 있다.
2001년 제주자치도 명예도민이 된 것을 큰 자랑으로 여기며,
섬에서 돌아오면 지금도 인사동에서 섬을 중심으로 한 시낭송과 담론을 계속하고 있다.
시집으로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비롯하여 《그리운 섬 우도에 가면》, 황진이에 관한 시집 《그 사람 내게로 오네》,
그리고 《김삿갓, 시인아 바람아》, 《인사동》, 《독도로 가는 길》, 《반 고흐, ‘너도 미쳐라’》, 《서귀포 칠십리》 등이 있다.
***검색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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