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을 준비하면서
마라도에서의 보름밤을 꿈 꾸었지요.
그러나 꿈은 그냥 꿈으로 남겨 두어야 했습니다.
너울은 작은 배를 사정없이 흔들더군요.
가파도를 지납니다.
몸을 가눌 수 없을 만큼 너울은 점점 심해지고...
비구름이 수평선과 맞닿는가 싶더니
굵은 빗방울이 비껴 휘날리며 데크 천막아래 앉은 내 몸을 적십니다.
심한 비바람이 항해의 멋을 한껏 고조시킵니다. 하핫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같이 심한 롤링과 피칭이 정신을 못차리게 하더니,
그럼에도... 마라도에 무사히 도착하네요.
좀더 긴 항해이길 바랬는데...ㅋ~
비바람 몰아치는 날, 흔들리는 배를 타는 일도 매우 재밌어요.
저쪽에 대마도가 있을까요?
보이지 않는 것은 믿고 싶지 않은 것이 중생의 야트막한 심사지요.
마라도에서 이틀쯤 묵으며 보름달과 함께 마라도의 밤을 보낼 당찬 꿈을 품었으나
헛꿈이 되었으니....
마라도 가는 길은 아직 멉니다.
사는 것이 다~ 그렇잖아요?
내일날 언젠가에 그러할 날도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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