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친절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아름다운 제주

eunbee~ 2011. 11. 15. 03:45

 

 

나에게 전화를 자주하는 춘천동생은 내가 제주도엘 간다했더니,

아예 코스를 정해줍니다그려.ㅋㅋ

이른 아침 비행기를 예약한 내게,

첫날은 공항에서 밖으로 나가서 버스를 타고 탑동 쪽으로 가서 호텔을 정하고 어쩌구저쩌구...

그리고 연동으로 가서 무얼먹고 어쩌구...종합어시장 근처에 가서 물항식당을 찾던지...

방파제 근처를 걷고 용두암 근처를 걷고...그러다 보면 하루가 다 가고...에구구~

제주시와 서귀포시까지 몽땅 대강의 스케줄을 말해 주는데

메모는 해두었으나, 제주도에 가서는 내맘대로 다녔다우.ㅋㅋ

 

                                                                                                                                     팬션에서 내려다 본 풍경

호텔도 여자 혼자 가니 좋은 곳에서 자야한다고 잔소리를 하더구먼,

6만원짜리 착한 가격의 호텔에서 자도 괜찮았고, 10만원짜리 팬션에서 자도 좋기만 하던걸요.

서귀포 어느 포구의 팬션에서는 쪼메~ 무서운 생각은 들더구먼요.ㅠ

그래서 팬션에서는 하룻밤만 자고 셋째날에는 다시 호텔을 물색하러 다녔는데,

중문관광단지에 위치한 시에스호텔이라는 초가집스타일의 호텔이 맘에 들기에 들어가서 물어봤더니,

한 개 남은 방이 30만원!! 어머머~ 닷새 잘 수 있는 돈을 하룻밤을 위해 몽땅 털어넣는단 말이야? 하면서

뒤도 돌아보지않고 얼른 나왔다우.ㅎㅎ

다시 중저가의 착한 가격대의 호텔을 물색해서 잠자는 일은 그렇게 해결하고....

 

이태리 소도시의 100유로짜리(15만원) 호텔들보다 제주도의 40유로짜리(6만원)호텔이 훨~좋더라구요.

호텔 바로 앞에서 공항리무진도 탈 수 있고...

 

                                                                                                                                                 팬션... 아침 산책

제주도 여행에 대한 이야기는 생략하겠어요.

대한민국 국민이면 모두들 제주도 안가본 사람 없을테고....호홋

그런데 꼭 하고 싶은 말은, 제주도의 운전기사들이나 만나는 사람들이 어쩌면 그리도 친절한지

친절이 지나쳐서 한가지 물어보면 두가지 세가지를 곁들여 이야기해줘서

오히려 선택을 해야하는 갈등을 빚게도 하지요.ㅋㅋ

서귀포의 어느 버스기사님은 내가 가고자하는 호텔 가장 가까운 장소에 내려주면서(분명 승차장이 아니었음)

이리로 돌아서 두 갈래길 중에 반드시 왼쪽으로 가라고, 어찌나 신신당부를 하는지...내 오빠인 줄 알았네요.하하

버스문을 닫지않고 고개 끄덕이며 인사를 하고...또 하면서...친절도 하셔라~

그분도 내가 걱정스러웠나?  춘천동생처럼...ㅋ

 

                                                                                                                                                       호텔에서 내려다 보이는....

미술관에서도, 공연장에서도, 볼거리를 마련해두고 입장료를 받는 여기저기서도, 직원들이나 안내인들은 무척 친절했어요.

길에서 만난 뮤지컬 배우들은 저녁 8시에 자기들 공연에 오면 티켓부스에 초대권 맡겨둘테니 꼭 오라면서....^*^

온 제주도민이 관광객에게 친절하기로 맹세들을 한 것 같았어요.

버스기사에게 지금 우도가는 배가 있을까요? 물었더니, 뒷좌석에 앉은 아줌마가 어느새 전화로 알아보고 가르쳐 주더라는 ^&^

와~ 머잖아 대한민국은 친절국가로 세계만방에 이름을 떨치겠구나...했어요.

 

 

초록푸성귀들이 자라고 있는 정겨운 밭, 검은 돌담, 담너머로 얼굴 내미는 노랑 감귤,

말들이 노니는 드넓은 초원과 바람결에 흔들리는 갈대밭...

남국의 정취에 빠져들게하는 가로수들...

버스를 타고 동에서 서로, 북에서 남으로, 해안을 빙빙 돌기도 하고, 내륙을 가로지르기도 하고....

정처없이 걷다가 버스가 없는 곳에서는 택시를 이용하고...

삼만 년만에 히치하이킹도 했어요. 엄지 올려세울 땐 몰랐는데 차 세워놓고 보니 해양경찰이 두명 타고 있었어요.

그분들은 히치하이커를 해양경찰 초소로 안내하며 茶도(정확히 말해서 보리차^^) 내오고, 콜택시도 불러줬다우.

 

                                               

     올레길 8코스 중 어느 구간과 그 길에서 히치하이킹을 하느라 만난 해양경찰 아저씨들

 

 

마지막날 서귀포를 떠나면서 난 살짝 울었어요.

글로 다 써내려 갈 수 없는 많은 감상들이 나를 눈물짓게 했다우.

슬픈 눈물이 아니고 아름답게 비치는 모든 것들이 고마워서 솟는 눈물...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제주는 아름답기 그지없어 감탄과 한숨이 섞이지요.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가 온 세상을 떠돌며 만난 것들이 이곳에 다 모여 있구나.

치르치르와 미치르처럼 파랑새를 내곁에 두고서 그리도 떠돌아 다닌 것 같다는 생각....

여섯 번째의 방문에서 느끼는 감상치고는 매우 별난 감상이지요? 여름 겨울에만 와서 그랬나?

올가을의 제주는 내게 그렇게 다양한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었습니다.

 

하릴없이 앉아서 먼 풍경들을 바라보며 제주!!에 잠길 수 있는 시간들이 마냥 좋았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느끼게 되니 한가지도 표현해 낼 수가 없네요.

 

 

오늘 포스트는 제주 여행의 대단원 총정리가 됐네요.

다음 포스트는 좀 나아지려나? ㅎ~

 

띄워 둔 배경음악은 내 입맛에는 별로인 뽕짝스타일로 흐르지만, 그래도 조영남 노래이니 봐줄만 했어요.

이 노래는 옛날 옛날 한옛날에 초임지 학교에서 만난 친구가 내게 노래해 달라고 해서

무드 깔아서^^ 불러주던 노래랍니다. '서귀포 사랑'  제주도가 고향인 그친구는 이노래가 참 좋다고 했어요.ㅋ

그러니...뭐...들어 보세요. 하하하~

직접 부르는 내노래는 들려드릴 방법이 없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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