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don '11

Notting Hill은 가까운가요?

eunbee~ 2011. 7. 1. 00:48

 

 

여행 둘쨋날 아침, 호텔에서 나오면서 큰애가 벨보이에게 물었다.

"여기서 낫팅힐이 가까운가요?"

"?? ! 노팅힐이요?. 걸어서 가도 5분이면 돼요."

우헤헤헤~ 노팅힐을 낫팅힐이라고  발음하는 큰애. 벨보이의 까만 얼굴에 순간적으로 스친 당혹감같은 거..ㅋㅋ

깔깔거리는 엄니~  "그래도 난 계속 낫팅힐로 발음할래~" "니 맘대로 하슈~"

 

 

몇년전일까? 6년? 7년 전? 제법 오래전에 노팅힐이란 영화를 봤다.

지금은 생각도 안나고, 입 커다란 줄리아 로버츠와 휴 그랜트가 주연했다는 것만 기억에 남는다.

내 취향의 영화가 아니었나? 동료교사가 빌려준 DVD로 봐서 그랬나?

암튼, 그 영화의 배경이 된 이곳 노팅힐이란 마을을 아침부터 어슬렁거리고 있다.

"엄마는 여기에 있는 얼굴들이 누군지나 다~알고 찍어대는 거야?"

"왜? 난 몰러두 된다~ 블로그 보는 사람들이 자기가 알아서 다 알아 볼테지 뭐~" 히히힛

 

 

우리 큰사위는 휴 그랜트를 닮았다. 그에게 휴그랜트 같다고 하면 그는

"후움~"하는 묘한 웃음을 웃는다. 그는 바보같은 휴 그랜트가 싫단다. 아래로 축쳐진 눈도 싫대나?

난 그 눈이 좋던데....하항~

 

 

그러고 보니 바보같이 어눌한 인상이긴 하다. ㅎ~

 

 

노팅힐은 노스켄싱턴의 일부분이란다. 노스켄싱턴은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인종이 모인 지역으로 어느땐가는 인종폭동도 있어났다는군. 흠~

래드브로크그로브가 노스켄싱턴의 주요도로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잘 알려진 거리는 포토벨로 로드라고 한다.

우리가 산책하고 있는 곳은 포토벨로 로드에 있는 포토벨로마켓.

 

나는 이거리를 거닐면서 많은 곳에서 순간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탱고발상지 보까지구

까미니또를  만나는 듯한 느낌에 놀라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ㅋㅋ

거리의 색감이 주는 인상이 그런 느낌을 받게 해준다.

 

 

포토벨로 마켓은 원래 노팅힐의 북쪽에 위치한 포토벨로 농장을 지나는 오솔길이었다고 한다.

골동품가게, 옷가게, 각종 중고품 가게, 과일과 야채 및 온갖것이 모두 모여있다.

 

 

포토벨로 로드 서쪽 11번가. 281번지의 묘한  등燈을 디카에 잡아 두었지롱~ㅋㅋ

 

 

이거리에서 내가 가장 인상깊게 만난 곳은 '미싱들의 대합창'(내가 붙인 이름)가게 였답니다.

얼마나 많은 재봉틀이 진열되어 있는지....아구구~

 

 

가게 안에는 이런 옷가지들도 팔고요.

그런데 나는 이옷들이 저 수많은 재봉틀이 탈탈거리며 만들었을 것같은 생각을....그럴리 없는데도 말이다.하핫

 

 

많고 많은 재봉틀~

이걸 보면서, 우울한 80년대의 운동권 학생들이 자주부르던 '미싱은 잘도 돌아간다~'뭐 이런 노래가 머리속을 뱅글거리며

노동을 착취당하며 온종일 고된 노동에 시달리던 어린여자들의 이야기와 전태일과...그런...생각이 났다.

엉뚱하게도....왜 그랬을까... 재봉틀!! 하면 떠오르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있던 여공들이 생각나는 건 왜이지?

우연한? 각인도 무서운 각인이구나. 저많은 미싱들이 그노랠 부르며 탈탈탈 돌아가는 듯...갑자기 슬프다.

 

 

 

노팅힐 카니발은 해마다 연례행사로 8월 연휴 이틀동안 열리는데,

 1950년대부터 시작된 축제란다. 한때는 경찰과의 충돌로 말썽이 많아 주목받는 행사였으나

지금은 안전장치가 마련되고 세계의 이목을 끌어들여 경제창출에 많은 모티브가 되고 있다고 한다.

 

 

연이어 붙인 사진들이 회색벽을 이렇게 근사하게~

땅바닥에 구획표시가 된 것은 포토벨로 로드의 마켓이 서는 날, 각자의 가게를

저렇게 구획지어 두고, 자리잡아서 좌판을 펼치나 보다.

오늘은 아직 잠잠~시장을 열지 않는 날인가? 아니면 너무 이른 시각인가?

 

 

상인들이 복닥대지 않으니, 이렇게 멋진 벽도 볼 수 있고....

다행이다. 이렇게 하나를 놓치면 다른 하나가 채워 준다는...그것이 인생이여~

우린 '다른 하나' 보다 더 멋진 '다른 하나'를 보게 됐으니, 이 건 보너스!! 하하

 

 

 

벽화?는 이렇게 엘피판 앨범 케이스를 닮았다는....

그러고 보니, 이곳은 음반에 관한 골동품을 파는 곳인가? 못봤으니 알수가 있어야지.

 

 

 

이런 색채의 건물이 양쪽으로 늘어서 있어, 마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보까에 온듯했다는....

 

 

싸구려 옷도 있고

 

 

과일가게도 있고.

우린 이곳에서 보랏빛으로 무르익은 무화과를 몇 알 샀다. 홀랜드 파크에 가서 냠~냠~했다.

 

 

골동품 가방이며....가지가지...

 

 

 

 

 

 

휴 그랜트가 꽃다발 들고 숨어있던 곳이 요긴가? ㅎ~

 

 

큰애가 은으로 만든 매우 감각적인 디자인의 반지를 끼었다 뺐다...이것저것 만지작거리며

이손가락 저손가락에 끼어본다. 웃음 많고 명쾌한 주인 남자는 이른시각에 좌판을 점령하고 있는

동양여인네 둘에게 지나치게 친절하다. 나는 큰애가 걱정스럽다. 저러다가 사지않고 그냥 갈까봐~(스몰에이 병 발동)

"이거 얼마예요?" "네~ 진짜 은이거든요. 투엘브 파운드 되시겠습니다."

큰애, 얼른 놓고 뒤돌아설 기세다.내 그럴줄 알았다니까...에구 미안해라. 아저씨 정말 미안해요~맘속으로 그랬다. 내가.ㅋㅋ

 

뒤돌아선 큰애가 미안한 맘 안고 있을까봐 내가 사족을 단다. 그냥 있어도 되는데...

"얘~ 그 게 뭔 투엘브 파운드 씩이나 한대니? 20 파운드~넘넘 비싸지? 그치?"

"엄마!!! 투엘브라고 말하면서 왜 20파운드래? 어제 밤에 마신 맥주가 아직도 헛돌아?" "엥???"

우화하하하핫~ 우린 얼마나 웃었던지.

아침에 문제의 '낫팅힐'때문에 사뭇 웃으면서 걷던 참이었는데....

이날 영국본토에서, 영어!! 신세 망치고 있었다는....ㅋㅋ

 

 

관광객들이 슬슬 모여들기 시작한다. 그 중 어느 여인이 큰애에게 담배불좀 빌리잔다. 하핫

둘이는 프랑스말로 신나게 반갑게 수다를 늘어 놓더니, 인사하고 헤어진다.그런데 큰애에게 담뱃불이 있었을까??

프랑스말로 신나게 입운동하니 기분이 더욱 좋은가 보다.

 

 

죠지 오웰이 살던 집이래요. 동그란 파란 마크는 유명인이 살던 곳 표지랍니다.

 

 

 

거리가 다정하다. 저 색감이 가져다 주는 차분하고 보드랍고...서민적인 다정함~ 그것이 좋다.

 

 

 

큰애는 이런 구조의 집이 전형적인 영국식 주택모양이라고 마음 속에 새겨져 있단다.

어린날 즐거운 환상을 가지고 읽던 동화속에서는 영국집들이 이랬다나?

계단에 서서 친구를 맞이하고, 외출을 하고, 집으로 들어가고....그럴 때의 그림책 속 영국집은 저랬댄다.오호~

 

 

어머? 저기 우리태빈이가 웬 키작은 여자랑 손잡고 걸어오네요.

홀랜드파크가 있는 부자동네로 가려나 봐. 우리도 그곳으로 가려는 참인데...하하

 

 

노팅힐 포토벨로 로드의 마켓에서 즐거운 오전 한때를 보냈다.

무쵸~그라시아스!! 포토벨로 마켓~^*^

본토에서 영어가 고생하니 못알아먹는 이런 언어로!! 히힛

 

'London '11' 카테고리의 다른 글

Tate Modern Art Gallery 3  (0) 2011.07.03
Tate Modern Art Gallery 2  (0) 2011.07.01
Tate Modern Art Gallery 1  (0) 2011.06.30
국립미술관과 영국박물관 산책  (0) 2011.06.29
런던거리에서 막샷 거침없이 날리기  (0) 2011.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