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Spezia '11

집으로 왔어요. 그리고...

eunbee~ 2011. 5. 28. 18:23

 

 

여행을 마치며,

'여행'을 다시 생각합니다.

 

 

나의 여행~

바다를 만나고,

 

 

낯선 길 위에서

길을 찾아 헤매이고

 

 

낯선 사람들에 섞여

내가 찾은 그곳과 그곳 사람들을 호흡합니다.

 

 

내 기억 속에, 그곳과 그들에 대한 짧은 이야기들을 저장해 두고

생의 여정에서 가끔씩 길어올려, '그때'에 잠기며, 또한 그리워하고... 추억할 겁니다.

 

 

그런데 이젠 이런 기분이듭니다. 술 좋아하는 사람이 이술 저술, 이술집 저술집 찾아 마셔보고

찾아 즐겨보고 하는 것 같은 호기심과 탐닉의 즐기기가 아니었을까.

이제는

내 입에 맞는 몇가지의 술을 내 것으로 익히고, 깊이 잠겨 마침내 경지에 달해 그것과 하나가 되는

그런 시기가 온 것은 아닐까. 하핫

 

제노바 공항의 활주로와 바다 위에 떠있는 배, 세상에서 가장 좁은 1mm 짜리 바다!! ㅎ~

 

세상이 궁금해 여기저기 다녀 보는 것도 좋은 일이었지만, 이제는

내가 진정으로 스며들 수 있는 곳을 찾아, 고향집 엄마 품을 찾듯 그렇게 무시로 찾아 들고 싶은

나의 '여행'을 스을쩍, 은근히, 생각해 봅니다.^*^

이제부터는 그런 곳을 찾아 떠나야 겠네요.  하하하.

 

해질녘 긴그림자 속에서 우린 제노바를 떠났다

 

그러기 위해, 또 길을 떠나야 하는 건가요?

이제껏 헤맨 것이 결국은 그래서 였던가요? 몰라~ 몰라~ 몰라~ 그말이 그말 같고...그것이 그것 같기도 해.ㅠㅠ

 

다시 알프스를 넘어...

 

팔자에 역마살을 타고 났으니,

내가 이렇다한들 저렇다한들 내일이면 또 마음이 바뀔 걸...

주어지는 대로 그냥 오늘! 여기! 지금!에 충실하고, 그것에 만족하며, 그것을 즐기며 살게 되겠죠?

 

은비는 파리 근교 들녘의 유채꽃을, 달리는 차 안에서 잘도 잡아 냈네요.^^

 

떠날 때의 설레임 만큼이나

집으로 돌아 오는 길도 설레입니다.

 

파리의 하늘은 우릴 이런 모습으로 반겨 주었다우. merci~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도란도란 앉아 있으면

이것이 참으로 편안하고 행복하구나...란 느낌이 몰려 오지요.

 

 

내 곁에 있는 것들이 먼곳의 세상 속보다 아름답고 포근하게 느껴지는 편안함이 

점점 더 깊숙히, 그리고 점점 더 길게 남습니다.

그것은 이번 여행이 '다녀 보니 세상 별 것 아니더라.'이었는지, '가 보니 기대와는 다르더라.' 였는지,

함께 가지 못한 가족들의 자리가 너무 크게 비어서 여행을 하는 동안 허전해서 였는지...

이도 저도 아니면, 내 삔 손가락 때문이었지도....푸하하~ (아직도 불편하다우. 글씨 바르게 못 써욤 ㅠㅠ)

 

 

친꿰떼레로 가자!!고 외친지 석삼 년 만에

우린 그곳에 갔고, 왔노라 보았노라 그저 그랬노라~로 그 꿈을 채우고

황혼이 아름다운 파리로 돌아 왔습니다.

 

어차피 여행이란

현실과 꿈과 환상이 어우러져 비벼내는

실체도 아닌 것이 허상도 아닌 것이...

그런 상태에 놓여지는 게 아니던가요?

 

이렇게

우왕좌왕 여행 포스팅을 마칩니다.

 

내고향집 엄마품 같은 곳은

이 지구별 어디쯤에 있을거나...

다시! 또!!

꿈 꾸며~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