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Spezia '11

Pisa -은비가 Pisa에 간 까닭은

eunbee~ 2011. 5. 27. 11:03

 

은비메메, 사탑을 바로 세우다! ^^

 

은비랑 은비이모가 피사 여행을 강력하게 주장한 이유는

바로 피사의 사탑 때문이지요.

기적의 광장Piazza dei Miracoli에는 유명세 만큼 사람들로 북적댑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피사의 사탑.Torre pendente

높이 55m. 297 계단, 무게 14,457톤, 기울기 약 5.5도 랍니다.

 

 

은비랑 이모는 사탑꼭대기를 오른다고 매표소로 갔고, 두 시간 후에 만나기로 약속한 나는

기적의 광장 이곳저곳을 돌아보다가, 사탑의 그늘에 누워 태양이 얹혀있는 종탑을 바라봅니다.

 

아득한 세월이 되어버린 2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상념의 나래를 펴고

그날들을 추억합니다.

 

 

세월은 참으로 많이도 흘러왔네요. 27년!

그때 저 사탑의 매끄럽고 기우러진 대리석 계단을 오르면서, 몸도 같이 기우러져 웃던 기억이납니다.

종탑 맨꼭대기, 종이 있는 곳에서도 한층 더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 보던 대성당의 아름다운 돔과 십자가 모양의 지붕들..

아슴아슴 희미해져가는 기억의 조각들을, 그날처럼 파란 잔디 위에 누워 꿰어맞춥니다.

 

 

내 떠나간 세월을 퍼즐 맞추듯 그렇게 조각조각 줍고 있자니, 어느샌가 눈물도 흐릅디다그려.

20 여명의 여행친구들은 지금 다 무얼 하는지,

21일동안을 함께 다니며 추억을 만들던 그분들 중에는 이미 고인이 된 분도 몇 분 있을테지요.

 

 

라모나~ 종이 울린다~ 멋들어지게 한곡조 뽑아 올리시던 전주공고 교장선생님께서도

하늘에 계실 것 같고. 회갑기념 여행 떠나오신 경상도 어느 초등학교 교장선생님도 그러할 것 같기도 하고...

서울대 명예교수이시던 분도 그러할 것 같고...하늘이 아니면 하늘 가까이로 향하고 계실...ㅠㅠ

블친구 홍굴레님을 통해 소식을 전해 듣게 된 정선생님께서도 여든이 넘으셨다니...ㅠㅠ

 

 

27년 전, 그여름날에도 우리는 이자리에 누워, 차곰차곰 등을 적셔주는 잔디의 찬기운에

기분 좋아하며, 오늘 내가 하듯 하늘도 보고, 치솟은 사탑도 보며... 세상 근심 다 잊고 깔깔 댔었지요.

 

 

그날처럼 잔디에 누워 그날의 여행친구들을 이곳에 모아 봅니다.

마음에는 보이나 눈에는 멀어져간 그때 그사람들을...

 

 

'밤 하늘에 별만큼이나 수 많았던 이야기들, 바람같이 간다고 해도 언제라도 난 안 잊을테요~'

이곳 이잔디에 누워 함께 노래부르던 여행친구들은 모두 어디에서 무얼할까요.

'언제라도 난 안 잊을테요~' 라더니...

 

 

오늘 다시 이곳에 와서, 그여행에서의 룸메이트며, 곁다리 룸메이트며... 몇년 후까지도 만나던 다섯친구들을

그리워하며 추억합니다. 모두들 평안하기를~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고, 주어진 삶을 사는동안 모두들 그렇게 마음속에 묻어 두게 되었답니다.

 

 

내가 사탑의 그늘에 누워 1984년 여름날을 추억하고 있는 동안

은비네는 종탑꼭대기에 잘 올라갔을까요? 천만에만만에 콩떡입니다요.ㅋㅋ

올라갈 수 있는 인원 제한이 있어, 표를 산다해도 다섯시간 후에나 은비네 차례가 온답니다.ㅠㅠ

 

 

실망한 그들은 사탑꼭대기에 올라 보는 일은 단념하고, 두 시간 후에 만날 것을 약속한 엄마를 찾아

기적의 광장 삼만리를 했답니다. 대성당이며 세례당이며 이곳저곳 다니다가, 사탑 그늘 잔디에 앉아 남은 시간을

채우자며 왔더니, 잔디에 앉아있는 엄마 등이 보이더랍니다.

오모나~ 살았구나 싶어서, 그렇게 반가웠답니다. 하하~

 

 

27년 전 여름 방학, 여행동안 마음맞는 사람들이 몰려나가, 밤마다 함께 오페라도 감상하고,쇼도 보고, 거리도 헤매며

즐거운 추억을 쌓고 신선한 경험을 하던 다섯 친구들도 서로의 등을 발견하고 반가워서 뛰어왔으면 좋겠네요. 에혀~

 

 

이쯤에서 깨몽! 하고,

공부나 해야 겠네요. 지나간 세월은 스쳐간 것이 아니라 이렇게 스며들어 있으니, 내 삶의 일부로 숨쉬고 있을테죠.

 

피사의 사탑은 대성당의 종탑으로 건축된 것이랍니다. 공사기간은 3차에 걸쳐 총 23년이 걸렸답니다.

1차 공사(1173~1178)후 탑이 기울기 시작하여 2차공사(1272~1278 )때는 기울어진 각도에 맞춰 수정 계획에 의한

공사를 했으나 기울기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3차 공사(1360~1372)로 탑이 완성되었습니다.

그러나 기우러지는 탑은 온갖노력을 기우려도 해결되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지하수의 수요가 많아짐에 따라

지하수위가 낮아져 경사의 진행속도가 급속히 빨라졌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1964년에 세계 각국에게 지원과 기술을 요청했습니다.

 

 

1990년 1월에는 안전상의 문제로 종탑 공개를 금지하고, 경사각을 수정하기 위해 재공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약품 주입 등 별별 안을 제의 받았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결국은 북쪽 지반을 깎는 공법이 채택되었습니다.

10 여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2001년 6월부터 일반에게 다시 공개하게 되었답니다.

 

 

대강의 역사와 사연을 읽었으니, 이제는 조용히 [기적의 광장]을 마음으로 순례하기로 해요. ^*^

 

성당의 성벽

 

성벽과 문

 

성당 곁에 있는 기념품 가게들

 

성당 곁에 있는 또 다른 건물. 벽과 같은 구실도 하는 구조.

 

세례당

 

 

대성당. 사탑 위에서 보면, 아름다운 돔과 십자가 모양의 사방으로 퍼진 지붕이 아름답습니다.

 

한숨나게 아름다운 건축이에요.

 

너무도 아름다워서 자꾸 셧터를 누르게 된다는...

 

강한 햇살을 받은 성당과 종탑은 푸른하늘을 배경으로 우아하게 서 있습니다. 가슴이 벅차 오르지요.

 

기적의 광장에서 대성당과 종탑과 세례당 등을 보는 것만으로도

피사는 꼭 볼 만한 곳입니다.

 

그런데 종소리를 들은 기억이 없네요.???? 들었나? 아닌가? 아닌 것 같아요.ㅠㅠ

설령 들었다해도 기억에 없으면 못들은 것이나 매한가지~

 

대성당은 사면에서 보면 각각 다른 형태의 독립된 성당처럼 보이지요. 사면의 파사드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에요.

 

 

 

 

 

 

 

중학생이 파리에서 수학여행을 왔어요.

 

 

대성당 벽면은 이렇게 땜질용 폐품을 활용했을까요?ㅋㅋ

 

 

 

피사에 가면, 가슴 가득 차 오르는 감격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태양 아래 빛나는 하얀 대리석의 정교하고 웅장한 예술품이 가득 채워진 기적의 광장에서 말예요.

 

나는 그곳에서 27년 전의 여름 어느날을 만났습니다.

은비와 은비이모는 피사에 간 것이 그 어느곳 보다 좋았다고 하네요.

 

은비가 피사에 간 까닭은 사탑의 꼭대기를 오르기 위함이었는데..

사노라면 언젠가는 오를 날이 있을테죠.

기다리는 것과 꿈 꾸는 것처럼 행복한 일도 없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