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Spezia '11

Cinque Terre -Monterosso 2

eunbee~ 2011. 5. 14. 23:01

 

 

성당이 있는 성곽 쪽으로 오른다.

제노바 공국시대의 성이 남아 있어, 해변 절벽 높지막하게 아직도 위용을 간직한 성벽이 있다.

 

 

레몬과 포도나무, 올리브 나무를 재배한다는 몬테로소는 산비탈을 이용해서

지중해의 날씨에 맞는 작물을 재배 수확하며, 올리브유는 베르나짜와 이곳의 특산물이기도 하단다. 

 

 

가끔은 붉은 머리카락에 하얀 피부의 아기를 낳기도 하여

과거 무슬림과 바이킹의 침입을 받았을 때 섞인 피를 입증한다니...ㅋㅋ

바이킹의 후예이기도 하다는...^*^

 

 

해변 산책로에는 이름모를 이런 나무가 도열하고 있었다.

희끄무레한 이 나무는 꽃을 피운건지, 나뭇잎이 그렇게 빛깔을 띄는 것인지...

푸른 지중해와 제법 어울리긴 한다.

 

 

 

 

하트 모양의 해변을 효과 살리느라 흑백으로 처리해 봤으나...영~~

해는 한참이나 기울었다.

 

 

오르던 성곽을 좀더 오른다. 멋지다. 항상 위에서 조망한다는 것은 멋진 일이야.

위에서 내려다 보길 즐기는 사람은 지배력이 있다는데...우리 큰사위가 들려준 말이다.ㅋㅋ

그러나 나는 전혀~ 매일 남의 뒤꽁무니에서 잔심부름이나 하길 좋아한다는..ㅠㅠ

 

 

 

 

 

 

꼭대기 쯤에 올라 구시가지를 훔쳐 보았다. 마을에는 가로등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했다.

마을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도랑물이...

깨끗한 물이 아닐까봐...난..또...걱정이다. 히힛

 

바다와 마을을 가로지르는 철길은 1870년에 건설되었다고..

멀리 산등성이를 휘돌고 있는 도로도 보인다. 인간의 役事는 길을 만들고

길은 인간의 歷史를 만들어내며 이어준다.

 

나 또한 저 길들 위에서 어느 한 친구를 만나, 삶의 이야기를 나누며 살고 싶어 진다.

늙음의 가장 큰 징조인, 마음 통하는 따스한 친구가 갖고 싶음이다. 후훗.

 

 

또랑물이 걱정스러워, 다시 확인 샷 눌렀지롱~ㅋㅋ

 

 

성곽 위로 위로 올라가니, 요런 조각상이 있던데...

사연은 모르겠네.ㅠㅠ  성자의 표정이 넘넘 다정스러워~.  엄청 높은 기단이 생략된 사진임을 밝힘.ㅋㅋ

 

 

성곽에서 내려와 구시가지로 간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구시가지를 돌아봐야 하고, 만찬도 즐겨야 하고...ㅎㅎ

 

이곳을 내려오는 길에, '유쾌한 여인'을 만났다.

우리는 내려오고, 그녀들은 올라가는 길, 부부인듯 보이는 커플이 만면에 웃음 가득 담고 오고 있다.

 

여인이 팔을 쭉 뻗어 내게 손을 내밀며 "도와주세요~ 난 지금 몹시 피곤해요. 도와주세요~"한다.

나도 팔을 쭉 뻗어 손내밀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우리의 간격은 제법 멀었기 때문에...ㅋㅋ

손을 잡고 이끌어 당기며, "힘내세요~ 아름다운 부인~"이라고 말해줬다.

내가 손을 놓자, 그녀는 계속 손을 내밀며(허리를 굽히고 손을 뻗혀 응석 부리듯) 도와 주세요~를 외친다. 하하하

 

"힘내고 가세요. 저기 위에서 아름다운 풍경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하하하~ 그래요?  고마워요. 그런데 어디서 왔어요?"

"한국에서요."

"저는 아프리카에서 왔답니다."

이때  옆의 남자가 "나는 오스트렐리아에서~"라고 말했다. 그녀는 장난으로 아프리카에서 왔다고 했을 거다.

'유쾌한 여인'은 오르막 길을 올라가며 뒤돌아 보고, 안녕~안녕~ 즐겁게 인사를 한다.

 

은비가 이광경을 보고 재밌다는 듯, '할머니~ 저 여자랑 아는 사이 같아' 라고 한다

이번 여행에서 재미없는 일 중 하나가 사람들과 대화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태리 사람들은 말 걸어 무얼 묻고자하면 이미 십리나 도망쳐 버리고,

아예 묻는 말에 귀를 기우려 주지 않는다. 영어를 못해서만일까? 모를 일이야~

그 넉살 좋고 친절하던 남정네들은 다 어디로 간거얌?

 

큰딸 이야기가, "얼마 전까지도 이태리에 오면 남자애들이 졸졸 따라오더니, 이번 여행엔 은비만 쳐다보네~" 하하핫.

아니? 그렇다면, 내가 묻는 말에 대답조차 하지 않고 달아나는 여인네들은 왜 그런거야?

내 미모에 너무 질려서 그랬나? 푸하하하~

 

 

터널을 빠져나와 구시가지로 왔다. 여기저기 이골목 저골목을 누볐으나...

다른 마을이랑 대동소이~ 구시가지라야 매우 좁고, 그러나  다른 마을에 비해서 깔끔한 편.

은비랑 은비이모는 따바를 찾아서 이리저리 헤맨다.

나는 그 틈에도 옆골목을 기웃거리고 다녔더라는..ㅋㅋ

그리고 결국엔 따바를 내가 찾아 줬다는..

 

여행안내책자에 소개된 레스토랑을 찾아서 우리는 다시 큰길로 나왔다.

 

 

노랑불이 켜진 노랑색 컨셉의 레스토랑에서, 우리의 친꿰떼레의 마지막 만찬을 즐겼다.

은비는 쇠고기로 만든 무언가를 먹고, 큰애랑 나는 리조또를 먹었는데...이건 소금가마니에서 건져낸 듯하게 짠 맛.

리조또는 2인분부터 주문을 받는다해서, 하는 수없이 모녀 합동 주문..오모나~ '소금죽'이었어.ㅠㅠ 

고소하니 맛은 있던데... 호텔에 돌아와 두 모녀는 물을 한 말은 들이켰다는..전설!ㅠㅠ

 

 

밤은 깊어간다. 아홉시도 지나고........열시로 치닫는 시각

신시가지로 다시 왔다.

 

 

밤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여행자들이 내시선을 묶는다.

 

먼 곳으로 떠나와 밤바다를 바라보는 일은 참으로 쓸쓸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쓸쓸함만 일까. 삶을 넓게 반추하며, 오늘을 좀더 깊게 느끼고, 그래서 짙게 살게 되는

 생의 긴긴 시간들에 엑센트를 넣는 화룡점정의 순간이겠지.

 

 

 돌아갈 티켓을 자판기 두드려 꺼내고, 밤 깊은 역사에서 밤바다를 바라본다.

그리고...검은 바다에 홀린 듯, 우리는 바다곁으로 내려 왔다.

 

 

기차를 기다리는 남은 시간을 바닷가에 앉아 친꿰떼레의 여정들을 되돌아 본다.

 

은비는 자갈을 한움큼 쥐고 바다에 던진다. 촤르르르~ 물에 떨어지며 내는 소리들이 즐겁고 운치있다.

은비는 자꾸만 자꾸만 돌을 던진다. 한꺼번에 많은 돌을 던지니, 멋진 멜로디로 들린다.

큰딸과 나도 그 연주에 합세했다. 세사람이 한움큼씩 한꺼번에 던지는 자갈돌은 바닷물을 튕겨

수수하고 소박한 음악으로 되돌아 온다.

 

검은 밤바다 곁에 앉아, 三代의 세 여인이 빚는 자갈돌연주는

밀려오는 파도와 되돌아가는 물결소리와 어우러져 표현키 어려운 신비로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멜로디가 담긴, 촤르르르~ 촤르르르~~촤르르르~~~

여행을...가족을...함께 하는 추억을... 가슴 속 깊이 새겨준 밤바다에서의 자갈돌 연주.

은비가 시작한, 우리에게 매우 인상적인 추억을 안겨준,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작은 사건이었다.

 

** 지금도 그 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그래서 행복하다.**

 

 

이제 돌아갈 시간.

기차는 라스페치아로 우릴 데려가 줄 것이고,

나는 친꿰떼레의 마지막 여정이 아름다울 수 있었음을 고마워하며, 그래서

먼 먼 날까지 이곳 몬테로로로로쏘를 가슴에 새겨 두게 되겠지.

 

가자! 라스페찌아로~

그곳에는 또 다른 내일의 바다가 나를 기다리고 있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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