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정원,공원

불로뉴 숲Bois de Boulogne에서

eunbee~ 2010. 10. 27. 21:16

파리의 가을볕은 아직도 따스합니다.

하늘 푸르고 햇살 고운 날, 불로뉴 숲Bois de Boulogne를 찾았습니다.

파리의 서쪽에 위치한 불로뉴 숲엘 가려면, 서쪽과 동쪽을 잇는 메트로 1호선을 탑니다.

불로뉴와 벵센느 양대숲을 이어주는 메트로지요.

파리를 대각선으로 잇는 메트로를 타고, Porte Maillot 역에서 내려

불로뉴 숲으로 갔습니다. 내 목적지는 불로뉴숲에 있는 Parc de Bagatelle.

어느 백작 님의 城이 있다는 아름다운 정원을 찾아 가는 것입니다.

 

 

Porte Maillot 역에서 내려 조금 걸으니 주위는 시내와는 달리

현대식 건물이 우뚝 서 있어, 라데팡스 가까이 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네요.

그리 멀지않은 곳에 라 데팡스의 건물들이 눈에 들어 옵니다.

 

사진의 나무로 된 벽 가운데에는 지하보도가 있어, 그곳을 통과하니 시시한 공원 하나가 있고

공원 앞에는 블로뉴 숲 방향 이정표가 있습니다.

그 이정표를 따라 불로뉴 숲 쪽으로 갑니다.

 

 

불로뉴 숲은 대단히 넓은 숲이라는 것은 이야기나, 파리 지도 상에서 확인 되는 일입니다.

250만평이라니, 나는 짐작이 안가는 넓이지만, 파리지도를 보면 불로뉴와 벵셍느 숲은 그 넓이가 굉장합니다.

그 넓디넓은 숲에서, 지도 한 장 없이 바가텔 공원을 찾아 나섰습니다.

 

 

불로뉴숲 약도가 그려진 안내판을 보고, 대강 방향을 잡고 바가텔 공원쪽으로 갑니다.

한참 가다보면 큰길이 나오고, 멍~하니 말없는 차들과 멍~하니 서 있는 나무들만 만나네요.ㅠㅠ

 

 

숲속으로 들어가서 한참을 다시 걷습니다. 숲이 우거진 한적한 소로는 들어가기가 망설여집니다.

넓은 지역이라서 호젓한 곳으로 잘못 접어 들면, 치한이나 누드족이 나타난다는 이야기도 들었거든요.

숲을 헤매다가 다시 만난 곳은 다른 편 쪽의 차도, 주차된 차, 그리고 우두커니 서 있는 나무들...ㅠㅠ

 

 

여기도?

에잉~ 어쩜 좋아. 숲을 한참 헤매다가 나오면 또 다른 찻길, 그리고 도로 양 옆에 엎드려있는

멍~한 차들...

숨바꼭질도 아니고, 미로 찾기도 아니고...도대체 어딘거야? 백작님네 城은...

 

 

집에 가서, 불로뉴 숲에 갔더니 숲과 차와 나무만 있더라 라고 이야기를 하게 생겼구나 하면서

다시 걷습니다. 숲을 이리저리...이제는 공원 방향 같은 건 감도 잡히질 않습니다.

 

 

사람들에게 묻기를 대여섯 번도 더 물었으나, 모두들 모른다 아니면 엉터리 방향을 가르쳐 줄 뿐입니다.

방향잡고 숲속으로 가자니 영영 멀리 들어가게 될까봐 걱정도 되고... .ㅋㅋㅋ

 어쩜 좋아~ㅠㅠ 헤매기가 장기인 나도 참 막연합니다.

 

 

숲에 왔으니 숲만 보고 가는 것도 좋으리라,

이젠 위안을 하면서 거의 체념 상태입니다. 어쩔까.... 바가텔 공원은 단념하고 호수에나 가 볼까?

그런데, 호수는 또 어디쯤에 있는지 알아야 말이지.

이 숲은 왜 이리 넓은 거야~

 

 

오호? 반갑다 너, 집아~

숲을 헤매다가 집을 한 채 만나니 그도 반갑네요.

사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려 봅니다. 이젠 호수가 어디냐고 물어 보려고....ㅋㅋㅋ

 

 

아무리 기다려도 사람들이 눈에 띄지않아, 한참을 걸어 가니

뻬땅끄를 하는 남자들이 우루루~ .  어메 반가운 거.

호수로 가려면 어느쪽으로 가야하나요?

호수? Lac말인가요? 네 락 맞아요.

이리로 쭉 가세요. 그냥 쭉~ 뚜두아 뚜두아(Tout Droit 직진)하다가 어고시(a gouche왼쪽) 해요.

뚜두아 와 어고시를 알아두길 천만 다행이네요.ㅋㅋ

은비랑 여행 다니면서 배운 '현장불어'예욤.^&^

 

 

뻬땅끄하던 중늙은이 말이 못 믿어워 -내 말을 못 알아 들었을 것 같아서 -

공원 청소하는 두 남자에게 다시 물어 봤다우.

이리 쭉 가세요. 하면서 빙긋이 웃어 줍니다. 그 의미는 조기~ 다 왔다는 표정같아 보였습니다.

그래도 너무 많이 헤매던 터라 이젠 살살 꾀가 납니다.

 

 

길건너 공원쪽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큰 도로에 베르사유로 가는 버스가 서 있습니다.

어머~ 반가워라.

저 버스를 타면 안토니를 지나가는데.... 하하하

나와 아무 상관도 없고, 도움도 받을 수 없는 버스인데도 왜 그리 반가운지...^*^

 

저 버스가 나를 태우고 베르사유쪽으로 가다가 안토니에서 날 좀 내려 줬으면 좋겠다~

이런 엉뚱한 희망까지 품으면서....ㅋㅋㅋ

 

헤맨 시간은 한 시간 여 이건만, 천리나 만리나 떠나 온 것 같고

몇 날이나 몇 밤이나 헤맨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오늘따라 참 이상스런 기분이에요.

 

 

또 걸었습니다. 오늘은 정처없이 걷는 날인가 봅니다.

목적지를 찾지 못하고 걷는 일은 참으로 맥빠지는 일입니다그려.

그래도 이젠 눈앞에 저런 건물이 나오는 걸 보니, 뭐가 있어도 있으려나 봅니다.

 

 

사람들이 많은 걸 보니 호수 가까이 왔나 봅니다.

 

 

나도 저 사람처럼 힘내서, 보폭을 넓히고!!!

앞으로 앞으로~

 

 

벤치가 놓여있고...앗싸~ 찾았나보다. 입가에는 회심의 미소까지 번져납니다.^______^

얼마나 헤매던 불로뉴 숲이더냐.

 

 

앗!

보인다.

보이죠? 레이크Lake라고 말하면 모르고, 락Lac이라고 해야

겨우 방향만 어렴풋이 손짓해 주던 이 Lac!!!

이제 한숨 돌리고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쉬어야 겠어요. 휴~~~

 

집에 와서 지도를 보니, 내가 뱅글거리고 돌던 곳은 커다란 도로가 삼각형을 이루는 삼각형 속의

반경 500m 정도 되는, 불로뉴 숲 1/10 쯤을 그렇게 헤맸더라는....ㅠㅠ  울고 싶어라~

 

햇살 고운 10월 마지막 주 화요일에

바가텔 공원을 찾아 나섰다가 '바가'되어 돌아 온 은비메메~

그러나 그곳엔 멋진 가을 호수가 나를 기다려 주고 있었답니다.

*

*

*

그리하야!! 메메는 백작 님은 단념하고, 까롤린느를 만나서

행복한 추억을 안고 돌아 왔다는....전설....

 

전설같은 호수는 다음 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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