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기억...그리고 순간의 각인

eunbee~ 2010. 9. 17. 17:24

 

Port-Blanc 해변 보트 계류장

 

***

청록색 남지나해가 해변에 가까워질수록 색깔이 옅어지다가 이윽고 연둣빛으로 변하면서 바닥을 드러내는 곳,

그곳이 바로 크레슨트 비치였다.

바닥이 드러나면서부터 물은 푸른 기운을 잃고 흰빛을 띠면서 크레슨트 비치로 나와,

사구砂丘에서 흘러내린 모래를 만나는 곳, 크레슨트 비치였다.

크레슨트 비치 한가운데 있는, 높이 4~5미터 되는 모래언덕은, 맨눈으로는 시려서 볼 수 없을 만큼 하얗다.

"죽이는구나!"

하도 아름답게 보여 나도 이렇게밖에는 말할 수가 없었다.

 

크레슨트 비치가 그토록 아름답던 해변으로 내 뇌리에 남아 있는 것은,

언제 월남에 가면 꼭 한번 찾아가 보고 싶은 해변으로 내 뇌리에 남아 있는 것은 어쩌면 착각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크레슨트 비치는 밀림 끝나는 산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평범한 내포의 해변인지도 모른다.

21일 만에 밀림에서 나온 우리들 눈에, 어떤 해변이든 그렇게 아름다워 보일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해변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내 기억에 남아 있다.

상황이 그랬다.

***

 

이윤기 님의 [크레슨트 비치] 중에서...

 

 

***

 

내게 뽀흐블렁도 그랬을까?

만의 하나 그렇다하더라도, 내 기억속에서의 뽀흐블렁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저녁바다로 남을 것이다.

상황이 그랬다.

이윤기 님의 글 속의 '상황'이 뜻하는 것과는 다르지만...

 

순간의 각인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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