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polarbear
** 한(恨) **
감나무쯤 되랴
서러운 노을빛으로 익어가는
내 마음 사랑의 열매가 달린 나무는!
이것이 제대로 벋을 데는 저승밖에 없는 것 같고
그것도 내 생각하던 사람의 등 뒤로 벋어가서
그 사람의 머리 위에서나 마지막으로 휘드려질까본데.
그러나 그 사람이
그 사람의 안마당에 심고 싶던
느껴운 열매가 될는지 몰라!
새로 말하면 그 열매 빛깔이
전생(前生)의 내 전(全) 설움이요 전(全) 소망인 것을
아니, 그 사람도 이 세상을
설움으로 살았던지 어쨌던지
그것을 몰라, 그것을 몰라!
** 시인 박 재 삼**
60평생 그리 길지 않은 세월을 살다 간
이 시인을 나는 무척 좋아하지요.
10월 어느 멋진 날, 화사한 햇볕 속에서 만난 이 시를
옮겨 봅니다.
그 사람의 안마당에 심겨져 후생을 다시 기약하는
인연은 어떤 빛깔이었을까요.
어떠한 사랑이었으면
전생의 전부였던 설움과 소망을
느껴운 열매로 맺히길
다시 소망하는 걸까요.
그런 인연을 기약하며 떠날 수 있는 이는
얼마나 아름다운가요.
혼자만의 기약일지라도...
저승에서 일지라도..
남아있을 한도
남겨 둘 한도 없는 사람보다야
백번 행복했었습니다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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