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 Blanc '10

푸른진주빛 해변에서 들꽃에 넋을 놓아두고...

eunbee~ 2010. 8. 28. 20:19

 

 

일출과 일몰을 한 위치에 서서 볼 수 있는 곳. Port Blanc.

오늘은 아침햇살이 맑기에 섬길7번지에서 서쪽 해변으로 나갔습니다.

 

 

이 해변 갈대숲 너머에는 Camping촌을 마련해 두어서

바캉스를 온 사람들이 캠핑카에서 생활을 합니다.

그래서 이정표에는 Camping des Dunes라고 쓰여있지요.

 

 

아침해가 희고 단단한 모랫벌을 비추니, 마치 푸른색을 띤 진주가루로 된 해변 같이 보였답니다.

눈이 얼마나 부시고, 난생처음 보는 푸르고 우유빛나는 모래가 얼마나 경이롭게 하던지

다른 세상에 떨어진 듯 놀라웁고 황홀했습니다.

눈이 부셔오며 앞이 잘 보이지 않고, 시력을 잃은 사람처럼 촛점이 맞춰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경험도 처음이에요. 나는 자꾸만 눈을 깜박이고,때로는 비벼보기도 했어요.

 

그 빛과 색과 눈부심을 담아 낼 수 없어 마냥 안타깝군요.

 

 

그토록 아름다운 해변에는 사람들이 보이질 않아요.

저 사람과 나만 있는 시간이 얼마쯤 지나니, 그제서야 서너 명이 해변 언덕을 거닐더군요.

 

 

바다가 빛나지요? 저쪽이 서쪽인데, 떠오르는 햇살이 바다에 닿았네요.

아침풍경이 저녁 같아요.ㅎㅎ

 

아름다운 해변이 보아주는 이가 없으니

더욱 창백한 아름다움을 뿜고 있는 듯 했지요.

 

 

해변 야생초들이 우거진 언덕과 너른 들에는

온갖 들꽃들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답니다.

 

 

뽀블렁의 해변은 동쪽에는 암석으로 되어 있어 힘차고,

서쪽에는 들꽃과 야생 수풀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어 애처러움을 가져옵니다.

(동서를 가르는 것은 '여인의 섬'이 있는 뽀블렁의 곶, 섬길7번지에서 바다로 직진하면

도달하는 곶을 기준으로 내가 이야기하고 있는 거예요.그 지점에서는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어요.)

 

가만히 서서 먼 바다를 바라보면

영국이 보일 것도 같은...아스라한 수평선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도 합니다.

 

 

바닷가에서 이런 들꽃을 볼 수 있다는 것도 너무도 아름다운 일이에요.

들꽃을 좋아하는 내가 들꽃 덤불 속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니....와~~

 

이슬이 맺힌 들꽃숲을 헤매는 내 바지는 몽땅 젖었다우.

차곰차곰한 그 느낌 조차 좋더라는~~

 

 

하얀 돛단배 하나

어디로 가고 있을까.

 

이리와~ 이리로 와~

나에게로 와 봐~^&^

 

누구라도 만나 이 아름다운 풍경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이 아름다움에 취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수풀과 바다...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림.

그러나 뽀블렁의 모래해변에서는 너무도 잘 어우러지는 멋진 풍경!!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수풀을 지나며 서걱거립니다. 자기들만의 언어로

먼 바다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나그네는 가만히 귀기우리고 듣습니다.

바람은 오래 머물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갈대가

바다의 이야기를 그냥 품습니다.

언제나 그렇습니다. 온 것은 가니까요.

 

 

나그네는 갈대와 바람의 이야기에 수선스러워진 마음을 달래려

해변을 걷습니다.

걷다보면 어느새 저쪽 다른 마을 어귀에 당도해 있기도 합니다.

이 해변을 몇 날 아침을 헤맸거든요.

 

 

 

푸른진주 모랫벌을 걷기도하고

들꽃언덕을 걷기도 하다보면 당도하는 또 다른 바닷가 마을이

멀리 보입니다. 먼 곳에 있는 것은 그리움입니다.

그리움은 꿈 같지만, 그곳에 가 닿으면 현실이 되지요.ㅎㅎㅎ

 

사는 것이

다 그러하답니다.

 

 

 

이제 물이 밀려들 시각인가 보네요.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칭얼대는 바다 물결이 내게로 자꾸만 밀려옵니다.

 

 

흰새 한 마리 카메라에 담아보려고 애를 써도 달아나더니

밀려오는 물결따라 물가에 앉아있네요.

종종종종~

예쁜 새걸음은 사랑스럽습니다.

 

해가 저만치 떠 올랐네요.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 가야 겠어요. 

오늘의 여행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가족들은 꿈나라에서 날아 다닐 때, 나는 이렇게 해변을 걷고 갈대숲을 헤맵니다.

그 시간은 내게 얼마나 행복한 시간인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각이

개와 늑대의 시간인 일몰 직후와 여명이 남아있는 일출 직전이랍니다.호홍~

푸른저녁과 푸른새벽은 하루중 가장 아름다운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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