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부슬부슬 정답게 오는 날, 드라이브삼아 길을 나섰다.
아기자기한 작은 항구 몇 곳을 지나고, 짚더미가 그림처럼 서 있는 누런 밀밭도 지나,
소와 어부들을 함께 볼 수 있는 좁다란 마을길을 구불구불 돌며 달렸다.
간간이 흩뿌리는 빗속을 30 여분 달리니 벌써 트레기에.
뽀블렁에서 겨우 15km.
대서양으로 흘러드는 Jaody 강물 위에는 소박하고 고풍스런 다리가
정겹게 놓여져, 흐르는 강물을 더욱 돋보이게 해 준다.
다리를 건너 작은 도시로 들어선다.
중세 도시나 마을로 접어 드는 초입에는 성곽이나 성문이 있어 그곳을 통과해야 한다.
성문을 들어 설 때의 기분은 마냥 가슴이 두근대며 기대에 찬다.
이 문을 지나면 어떤 광경이 펼쳐지려나...하면서.
AUX
ENFANTS DE TREGUIER
MORTS POUR LA FRANCE
[ 프랑스를 위해 목숨바친 트레기에 사람들에게! ]
'La Pleureuse'
영어로는 'The Weeping Lady'
성안에 들어서자마자,
국가를 위해 전사한 사람들을 기리기위한 동상이 있었다.
슬픔과 비탄에 잠겨 눈물 흘리는 여인을 새겨두고
그들의 희생에 감사한다.
아르까숑에서도 같은 의미의 동상이 시내로 진입하는 가장 큰 로터리에 있었다.
이들은 전사자들을 잊지않고 감사하기 위해
생활과 가장 가까운, 그들의 고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장소에 기념비를 세우고
아침 저녁 오가며 그 희생을 기리며 가슴에 새긴다.
Statue d'Ernest Renan et Athena
'눈물 흘리는 여인상'을 지나니 하늘 높이 솟은 대성당의 종탑이 나그네를 맞이하며,
성당 앞 작은 광장에는 이고장 출신인 작가이자 종교사학자, 저술가인 Ernest Renan 의
동상이 환영 인사를 해준다. 아테나 여신도 손을 흔들며....^&^
Ernest Renan 이 앉아있는 곳에서 바라본 성당 앞.
이장소는 트레기에의 언덕에 속하는 곳.
브르타뉴지방과 알자스지방의 집들은 서로 많이 닮아있네.
지붕이 뾰족하게 높고 경사진 뽀블렁 집들도 그렇고, 트레기에의 영국식 집들도 그렇군.
예쁜 집들을 따라 내리막 길을 한참 걸어가면 강이 느리게 느리게...흐르고....
중세 도시다운 고풍스런 집들과 거리.
브르타뉴지방은 영국과 프랑스가 번갈아 가며 지배했던 지역이라서
영국스러운 풍경이나 집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Tours de Guet
대성당에서 골목을 따라 강쪽으로 내려오면 유서 깊은 건물이 강을 바라보고 있다.
두 탑중에 오른 쪽 건물(탑부분)은 현재 Office de Tourisme으로 쓰이며,
영국식 집은 레스토랑으로 쓰이고 있다.
강변 앞 대로가 무척 아름답다.
북대서양으로 흘러드는 Le Jaody강이 비에 젖으며 조용히 흐르고....
비오는 날의 중세도시... 보슬비와 속살거리는 강물...
잘 어울리는 풍경이다.
Ernest Renan 의 생가가 있는 길.
국기가 걸린 집이 그의 집. 박물관으로 단장하고 있는 중이었다.
Ernest Renan 의 옆집 그 옆집은 브르타뉴의 대표음식 크렙Crepes으로 유명한 레스토랑.
흰옷입은 마담께서 얼마나 친절하게 이집을 소개하던지...
갈레뜨Galettes는 크랩의 바탕이 되는 부침개?로, 통밀로 만들어 거칠고 고소하며 영양가가 높고
Galettes위에 여러가지 재료로 된 음식을 싸서 먹는 것이 브르타뉴지방의 크랩.
갈레뜨는 소금기를 넣어 짜게 한 크랩이고,
보통 우리가 말하는 통칭 크랩이라고 하는 것은 단맛을 낸 크랩을 말한다.
나는 이지방 특유의 순대와 사과를 삶아 양념해서 으깨넣은 크랩을 주문했다.
접시위의 고기빛깔나는 것이 순대. 우리의 순대와 전혀 다른, 곱창? 돌돌만 것.
냄새 죽여 준다. 노린내 싫은 사람은 못 먹을 만큼...ㅋ~
맛있게 냠냠 먹었는데, 어찌나 분량이 많던지...배가...너무..ㅎㅎㅎ
음료는 보통 와인이 아니라 크랩과 함께 곁들이는 술 씨드르Cidre를 주문한다.
알콜 도수가 매우 약해 술인지 음료인지 구별이 안될 정도.
Cidre는 저런 찻잔에 마시더라구? 흐음~
우리의 여행스타일은 낯선 지방엘 가면
우선은 모두 함께 한바퀴를 돌고, 점심을 먹든 차를 마시던지 하고,
적당한 시간동안 자유시간을 갖는다.
제맘대로 다니기....앗싸~
그런 후에 만나서 다음 계획을 세우고....
이날은 크랩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두어 시간 자유시간을 가졌다.
대성당앞 동상곁에서 만나기로 하고...
제맘대로 시간!!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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