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 Blanc '10

섬길 7번지에서

eunbee~ 2010. 8. 25. 08:49

 

 

내가 아침 산책을 나가서 온 바다와 동네를 휘돌아 들어오면

휴가를 온 우리가족들은 늦잠에서 깨어나 늦은 아침을 먹어요.

나는 관광을 온 사람이고, 이들은 휴가를 온 사람들이랍니다.ㅎㅎㅎ

 

 

저녁식사를 위해 레스토랑으로 가지 않는 날에는

정원에서 바베큐를 합니다.

 

 

이날은 양고기와 삼겹살을 구웠지요.

내가 좋아하는 새우는 빠뜨리지않고 식탁에 올려요.

착하기도 하지.^&^

은비는 양고기 바베큐를 무척 좋아해요.

 

 

 

이날 아침은 각종 치즈를 여러 종류 사와서

빵이랑 야채샐러드랑 곁들인 아침식사를 했다우. 내가 알아낸 빵집에 가서

큰사위가 사온 바게뜨 좀 보세요.

길이가 안토니나 파리의 바게뜨보다 두배나 길어요.

그런데 값은 10썽팀이나 싸요. 그게 얼마냐구요?

안토니는 바게트 하나에 95썽팀. 뽀블렁은 85썽팀.

이동네 빵 맛은 영~아니예요. 레스토랑에서도 그랬고, 빵집 빵도 그래요.

그러나 큰따님이 만든 셀러드가 어찌나 맛있는지,

빵 맛을 감싸 주고도 남았어요.

 

작은딸은 빨래를 널고 있네요.

세탁을 해서, 볕 좋은 정원 빨랫줄에 가지런히 널어 두는 일도

참으로 즐거운 일이에요. 즐거움을 넘어 행복하기까지 합니다.하하

아파트 생활을 오래한 사람들은 마당에 길게 매어둔 빨랫줄에

뽀얀 빨래 널어 보는 것이 소원이기도 하지요.

 

 

이 쿠키는 이지방 특색 쿠키입니다.

소금 넣은 캬라멜에 이지방의 버터를 녹여 오븐에 바삭하게 구운것인데

우리나라 누룽지만큼 딱딱해요.

맛은 일품이나...영~딱딱해서 원.ㅠㅠ

 

 

휴가를 온 사람들답게

햇볕 좋으면 정원에서 식사하고,

음악들으며 책을 읽고, 잠을 자고, 해바라기를 하는 거죠.

사과가 열린 사과나무 아래서 모두들 여유를 즐깁니다.

'관광'온 나만 부지런을 떨며 쏘다녀요. 오나가나 쏘족입니다요.

쏘족-쏘다니는 사람. 그러나 그 쏘다님은 철학이 있어야 쏘족 반열에 오름. 하하하

은비메메의 신종어.

 

 

아침부터 눈을 뜨자마자 큰사위님이 하는 첫행동은?

거실에서 컴에 클래식 음악 CD를 넣고 볼륨을 적당히 조절해 두는 일.

식사가 끝나면 컴을 들고 정원으로 나가서 의자위에 놓아두고 정원에서 음악이 울리게하지요.

 집에 있는한 음악이 끊이지 않게 합니다.

 

 

어느날은 종이비행기를 접어

이층 자기방에서 하늘로 향한 창문을 통해 정원으로 자꾸만 날리다가,

잔소리하는 큰딸의 성화에 지붕위에 떨어진 종이비행기 구하기 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요.

은비랑 어찌나 죽이 잘 맞는지, 노는 수준이 똑 같아요. 하하하

 

 

큰딸은 날아온 종이비행기를 펴 보더니

'어머나~ 이 건 은비 학습지잖아, 이 걸 찢어서 종이비행기를 접으면 어떡해?'

물론 안써도 되는 페이지를 찢었지만, 정말 둘이 똑같습니다.

은비나 로베르나....어쩜 그리도 즐거울까..ㅎㅎ

 

 

종이비행기 구출작전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모두 물받이로 미끄러져 내려가 버렸어요.

 

 

다음날은 정원에서 비행기 날리기를 하며

울타리넘어까지 날려 보내고....

법석을 떨며 종이비행기 놀이를 연 이틀이나 하더군요.

 

 

밤에는 영화를 봅니다.

차를 몰고 5분거리에 있는 까르푸에 가서 침대시트를 사 오더니

스크린대용으로 거실에 매달았습니다.

이날밤 영화는 일본영화인데....제목이 뭐더라~????

아무튼 은비를 위한 은비수준에 맞는 '모두관람가' 영화였습니다.ㅎㅎ

 

 

모기가 물어대는 정원에서도 봤다우.

이날밤 영화 역시 일본영화였어요.

누구의 여름 이더라...아무튼 어떤 남자애의 여름 이야기예요.

 

무슨 연유로 일본영화를 이렇게 보냐구요?

은비가 요즘 원피스라는 일본만화영화에 뿅가서,일본어를 제법 몇마디씩 해요.

일본만화 보면서 일본어 익히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은비가 좋아 할만한 일본영화를 준비해 온 것이지요.

그 사랑넘치는 이모부께서...호홍~

무거운 짐을 좁은 차에 바리바리 싣고서....

 

은비를 위하는 이모부의 정성은 늘 대단합니다.

자기 아빠보다도 이모부를 더 좋아하니까요. 물론 자기엄마보다도 더 좋아하지요.ㅋㅋㅋ

 

 

은비는 항상 로열석.ㅋㅋ

 

 

할머니는 거실창밖으로

비키니소녀가 예쁘게 자전거 타고 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은비는 엽서를 씁니다.

그 중엔 로베르 이모부에게 쓴 것도 있네요.

함께 여행 하면서 이모부에게 엽서를 쓰다니...

은비의 이모부에 대한 사랑도 대단하지요?

 

 

정원에 누워 하늘바라기를 하다보면

무지개가 엉뚱하게도 하늘 복판에 떠 있는 날도 있습니다.

처음보는 하늘복판의 무지개예요.

 

 

저녁 10시가 되면 사위가 어두워지고

조용하고 적막한 작은 어촌에 밤이 내리지요.

 

맑은 날에는 별이 쏟아집니다.

우리는 이틀밤을 밖에 나가서 별 구경을 했어요.

북두칠성, 카시오페아 그리고 북극성은 기본으로 보이는 별이구요. 은하수까지 길게 누운 하늘엔

초롱초롱 빛나는 별들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해줘요.

이렇게 맑게 빛나는 별들이 수없이 반짝이는 걸 본 것이 얼마만이던가요.

 

은비는 오래도록 기억할테죠.

별이 빛나던 밤을,

바닷가 작은 마을에서의 여행을,

그리고 우리들의 사랑을.

 

7. rue des iles~ 섬길 7번지에서 일곱 날을

우리들은 이렇게 보냈습니다.

 

'Port Blanc '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세 도시 Treguier 산책  (0) 2010.08.27
Treguier 중세 도시의 Cathedrale  (0) 2010.08.26
도둑의 해변에서...  (0) 2010.08.24
집...그리고 거리 풍경  (0) 2010.08.24
그냥...가만히 바라보기  (0) 2010.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