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파리로 오기 전날
내며느님이 우리가 살던 양수리에 가서 연꽃을 보자 했지요.
며느님이 모는 차에 앉아 호강스런 나들이를 했습니다요.^^
바깥날씨는 초복 한 더위!! ㅋㅋㅋ
연꽃이 핀 연밭 가까이에 이르니
연향기가 마음을 울렁이게 합니다.
연향은 그윽한 그으름 냄새가 나요.
무어라 표현키 어려운 蓮香.
연밭이 여기저기 많이 있는 양수리에서는 그 귀한 연향을 즐길 수 있어 좋아요.
홍천가는 국도가 江위를 달립니다.
나는 이길이 빚어내는 풍경이 맘에 든답니다.
산너머 또 산..
하늘엔 뭉게구름...
갈대가 어석대는 여름날 오후.
파리에 와서 포스팅을 하게 되니 강마을이 그리워집니다.
초복날이라며 양수리 우리들의 옛단골 삼계탕집으로
초복 삼계탕 먹으러 가자고
직장에서 살짝 나와서 시엄마를 꼬셨습니다.
착하고 조신한 내며느님이...^^
며느님과 시엄마는
펄펄 끓는 한방삼계탕을 마파람에 게 눈감추 듯 하고...
함께 못 온 낭군님을 위한 삼계탕을 싸들고
연밭에서 폼잡고 있는 이 아가씨는 내며느님~ ^&^
"엄마~ 비올까봐 우산 들고 왔더니
이거 폼 안나넹~~"
"우산 땜에 폼 안나는 게 아니라 그 꺼멍비닐종이에 싼
삼계탕이나 좀 감춰야 겠네요. 며느님~"
시엄마랑 며느님은 이렇게 헛소리하며
웃습니다.
흠~흠~
연향을 마시며...
땡볕에서 고부는 즐거웠지요.
연으로 만들었다는 아이스크림도 먹고
팥빙수도 먹고
회사일이 바빠서 함께 오지 못한 아들을
까맣게 잊은 채, 우리는 즐거웠지용~
며느님 손에서 덜렁거리는 꺼먹비닐봉지를 볼 때면
아들이 쬐끔 생각나더라는....ㅎㅎㅎ
"엄마~ 이건 연 종류가 다르네."
"이거? 이건 아마도 수련일거야."
"그런데 이성미씨가 하는 연얘기 알아? 엄마?"
"모르징~ 뭔데?"
"어느 연날리기 대회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하신 말씀이
중국연은 예쁘고, 일본연은 참하고 미국연은 쌍연이더라구...했대요."
하하하하~ 우린 이렇게 즐거웠습니다.
연밭에서....^&^ 땡볕 아래서...^&^
오늘
내며느님이 참 많이 보고싶네요.
자기가 내딸인지 친구인지 종종 헷갈리고 있는 것같은 내며느님~ㅋㅋㅋ
어쩌면...
저 나무 아래 아낙들처럼
나도
내아들과 내며느님과 함께
북한강 물과 남한강 물이 흘러 흘러 만나는 두물머리에서
오래오래 허물없이 헛소리하면서 살고 싶기도 하답니다.
살아있다는 게
긴 날도 아닐텐데...
이별이란 게
먼 날도 아닐텐데...
정말이지
*
인생은
*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