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들의 아빠 기일
시엄마 아들 며느님..시장을 보러가서 잔뜩 제삿상차림 거리를 샀다.
아들이 낑낑대며 들고 아파트에 올라왔다.
냉장고에 넣고 베란다에 두고....
점심을 먹은 후 아들은 누구랑 약속이 있어 나간 댄다.
"00가 날 보고 싶대. 나갔다 올게."
"언제 올거야? 저녁엔 오겠지?"
아들에게 며느님이 말하더니, 나를 보고 조그만 소리고 덧붙인다.
아들에게도 들리게...."즈네 아빠 제삿날이니까..."
그소리 들은 아들.
"어? 아빠 제사구나."
우리 이렇게 삽니다.ㅋㅋㅋ
제사나 똑바로 지내려나 모르겄네...헤헤
때로는 인도에서, 때로는 세상 여기저기서...제삿상을 차리는 아들 며느리.
대견하고 고마운 마음 뿐이다.
꽃다발 한아름 꽂아두고
두 손모아 기도드리는 것으로 기일을 기념했으면 좋으련만...
나 하늘로 돌아가면 그렇게 하라고 부탁해야지.
천상병 시 한수 적어 놓고, 노래부르며 그렇게 추억하라 해야지.
영화관 가던길에 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에 새겨진 시를 찍다.
아름다운 세상
이렇게 잘 살다 가는데
무에 아쉽고 그리운게 남아서 미련을 두랴.
에라~
비도 오고 궂은 날에
아들 돌아 올 때까지 낮잠이나 자야겠다.
초등학교 때부터 즈네엄마에게 제사음식 하는 거 잘 배워온
내며느님 믿고 나는 산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시엄마는 이렇게 편하고 대접만 받으면 된다.
내며느님이 매일 하는 말."엄마는 이런거 못하니까, 내가 엄마 곁에 있어야 해요."
즈네 시엄마에게 하는 말이다. 헤헤헤
며느님에게는 무얼 못하는 시엄마가 더 편한가 보다.
저 편하고 내 편하고 그 얼마나 좋은가... 하하하
나 이렇게 평생을 산다. 이렇게 살기로 했다.
성격이 팔자다.
며느님에게 보호?받으려면 잘난 척하지 말고 모르는 척해야 한다는 거 잊지 마슈. 들~~~
나는 척이 아니라 진짜 모르지만서두....히~
그나저나 오늘저녁에 제사 잘 지내야 할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