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achon '10

4월의 눈시린 태양

eunbee~ 2010. 5. 6. 22:43

 

 

아르카숑 센터빌의 해변 이야기.

 

아르카숑으로 떠나온 사람들은 맨처음 이곳으로 발길을 옮기지요.

흰모래와 푸른바다와 그것들을 만끽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삶의 환희를 선물받습니다.

 

 

하늘은 마냥 높고 푸릅니다.

대서양은 마냥 넓고 짙푸릅니다.

자유를 꿈꾸는 시걸 조나단은 적당한 높이와 적당한 속도로 활공을 거듭하며

사람들의 마음속에 하얀 파문을 새기고 갑니다.

 

 

 그들이 떠나 온 곳은 어디일까요.

그들이 돌아 갈 곳은 또 어디일까요.

사람들도 갈매기들도...

 

그들의 오늘은 어떤 빛깔 어떤 사연으로 새겨질까요. 

 

 

우린,

몇 억겁의 인연으로 딸로 엄마로 만나진 것인지....

저 깊고 깊은 대양의 해저를 모두 파헤쳐 낸다면 그 답을 알 수 있을까요?

그러하기엔 심해의 밑바닥이 너무 얕습니다.

우리의 세월속에 쌓여온 사랑처럼 끝이 없을 테니까요.

 

 

아르카숑의 태양은 사월에도 눈부셨고

젊은이도 늙은이도

4월의  태양아래에서는 모두 눈시리게 아름다웠습니다.

 

 

 

혼자 먼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은 쓸쓸함으로만 보여지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를 추스리고 다지는 사색의 시간이며

이별을 연습하는 이별수업시간이고, 혼자놀기에 익숙해지려는 실습시간이랍니다.

 

 

바다도 외롭고

떠나는 배들도 외롭고

해변에 서 있는 가로등도 외롭더이다.

 

둘이 걷는 사람도 외로울 것이며

셋이 앉아있는 사람도 외로울 것이고...

혼자있는 사람이 그 중 가장 씩씩할 수 있답니다. ㅋㅋ

 

 

 세상 근심 다 날려버리고

이렇게...바닷가 벤치에서 잠들 수 있는 사람은

늘 혼자인 사람이지요.

 

 

 

사람들은 늘 어디론가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늘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늘이 보여도, 바다가 보여도, 그리운 사람이 옆에 있어도...

하물며 먹을 것을 찾아 와 앉아있는 시간에도....

 

 

모래들도 생각에 잠겨

눈부신 태양을 아랑곳하지않고 누워있네요.

그들은 아마도 천만년을 저렇게 생각에 잠겨 누워있었을 거예요.

물결이, 바람결이 보채거나 말거나...ㅋㅋ

 

 

이들도 늘 어디론가

무엇인가를 찾아 걷고....떠납니다.

떠난길을 되돌아 올 것이면서도.

 

 

오래된 나무는 생장을 멈춤 당하고

억겁의 인연에 충실한 오래된 남자는 새싹을 보살핍니다.

 

 

 혼자였던 세월보다 둘이 함께 한 시간들이 더 길었을 노부부.

먼 바다를 향해 나란히 앉았습니다.

'사랑이란 한 곳을 바라보는 것!'

 

저러한 나이에, 반려와 함께 어깨 기대이고

지난 세월 이야기하며 먼 바다를 볼 수 있는 것처럼 큰 축복이 있을까요.

 

노부부의 뒷모습을 훔쳐내며

나는 내 지난 시간들과

내 남은 세월들을 헤아려봅니다.

...........!!

 

눈시린 사월의 태양은

아르카숑 그 바닷가에서, 나그네를 보듬어 주더이다.

따스하게~

황홀하게~

 

'Arcachon '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시회 같은 아침시장  (0) 2010.05.14
아르카숑의 음식이야기  (0) 2010.05.13
Arcachon Centre Ville  (0) 2010.05.05
Plage Pereire 에서 하루를...  (0) 2010.05.04
Arcachon의 굴  (0) 2010.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