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achon '10

전시회 같은 아침시장

eunbee~ 2010. 5. 14. 06:21

 

 

아르카숑 기차역에서 몇십미터 떨어진 거리에는 아침시장이 있습니다.

임시건물이지만 주변과 잘 어울리게 나즈막하고 깔끔한 건물로, 외벽에는

이 소도시의 옛모습이 새겨진 대형 사진들이 아침시장의 품격을 높여줍니다.

 

 

'마르쉐 다르카숑'

아침시장 문이 열렸네요.

밖에도 온갖 물건들이 주인들의 손길에 따라 가지런하게 놓여져

손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바깥보다 안을 더 궁금해 하지요? 그래서 나 역시 안을 엿보기로 했습니다.

 

 

지금부터!! 진열된 상품에 눈길을 주셔야겠지만

그 가게의 뒷벽면에 걸린 그림들에도 관심을 가져 보세욤~

 

 

펄떡거리는 생선에만 눈길을 머물게 하지말고

가게의 뒷벽면을 잘 보시라니까요. 에잉~^^

 

 

과일가게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

평생토록 과일만 먹고 살라해도 싫단 말 안할텐데....ㅋㅋㅋ

 

 

가게 뒷 벽면을 눈여겨 보시고 계시나요?

그렇다면~

여기쯤에서는 이미 눈치를 채셨겠네요. 흠~

 

맞아요~

그랬어요. 상품의 생산지나 상품과 관계있는 그림들로 가게 뒷면을 채워 두었지요?

눈치 못챈 블친님께선 다시 위로 올려서 나머지공부 하세욧! 하하하

 

 

이 마담께선 굴양식장의 풍경을 걸어 두었네요.

한켠에는 꽃도 꽂아두고, 굴에 대한 이야기도 사진과 함께 프린트해서 세워두었고요.

뒷벽에 걸어둔 사진틀은 무엇에 관한 액자일까요?

예~ 물론 굴에 관한 설명이겠지요?

주인마담은 상큼하게 생긴 모습답게 자기의 가게도 상큼하고 매력적으로 꾸며놓았군요.

음~ 맘에 들어.

 

 

와인도 주루룩~ 누워있습니다. 미스터 아르카숑 선발대회에 나온 남자들처럼

제모습을 뽐내며 선택받기를 기다리고 있네요. 하항~

와인 뿐만이 아니군요. 술이란 술은 모두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뒷벽에 ' 뱅'이라 쓰여있으니 모두 와인인가??? 순진하기는...내가 원래 순진무구파랍니다. 히~

 

 

이집이 제일 멋져요.

뒷벽면이 아예 멋진 집들로....

와우~집이 몇 채야? 아르카숑만에서 잡히는 작은 물고기와 새우들은

이집에서 살기로 했나봐요. 모두 모여서 누워있거나 앉아있거나 자고 있더라구요.ㅎㅎㅎ

작은 고기랑 새우를 호시탐탐 노리는 다리길고 목 긴 새들은 왜 데려다 놓은 걸까요?

그 깊고 깊은 속을 모르겠네요.ㅠㅠ

 

 

굴입니다. 굴이요!

아르카숑!하면 단연 굴이 으뜸이잖아요?

아르카숑굴은 천연, 자연, 진짜 쌩쌩한, 굴입니다 라는 파란 그림이 생각나시나요?

앞 포스트에서 보셨을텐데...그물 옆 왼쪽에 있잖아요.

저 사진과 오른쪽 하늘에서 본 아르카숑만 사진은 '아르카숑 메거진'이라는

잡지에도 나와 있는 사진이에요.

 

 

내가 좋아하는 것! 또 한 가지~

올리브로 된 맛있는 올리브지-오이지라는 말에서 컨닝해서 내가 붙인 이름-

프랑스인들은 그냥 [올리브]라고해요. 내가 잘난 척하는 거지요. 흐~

그리고 각종 열매로 만든 장아찌?들....ㅋㅋㅋ

그런데 이집은 왜 아랍풍 분위기 일까요? 아마도 아랍 '열매지'들인가 봐요.하하하

프랑스 사람들 아랍음식 무척 좋아하거든요.

 

 

이 남자도 가지가지의 상품들을 전시해 두었네요.

저 남자가 지금 만지고 있는 것들은 모두 올리브랍니다.

먹고 싶어서 침을 몇 번씩이나 꿀꺽 삼켰어요.

그런데 조~기 눈 동그랗게 뜨고 있는 여자가 나를 뚫어지게 바라봐서 얼른 도망쳤어요. 헤헤

저 여인 왜 저런다니~~~?

 

 

초반부터 [전시회 같은 아침시장]이니 뭐니 하더니 그게 무슨 말이냐구요?

이 아침시장은 여늬 아침시장과는 그 품격이나 깃든정신이 사뭇 달랐습니다.

상인들은 자기의 물건을 팔기위함 만이 아니라, 예술품처럼 생각하고 진열하고 판매한다는

느낌이 전해져 왔습니다.

자신의 상품에대한 애정과 긍지와 자부심이 뭉쳐져

구매자에게 믿음직한 좋은 인상을 주게되니 사고 파는 거래의 행위를 너머

아름다운 생활의 일면을 보게 되었지요.

 이러한 상황들이 생활의 質을 높이는 요소가 아닐까요?

 

그 뿐인가요?

그 정도로는 전시회장같다는 말을 하기엔 좀 부족하지요.

그림에서 보시는 것처럼 아르카숑의 옛모습이 담긴 역사적 사진들을 걸어두기도 하고

화분도 예쁘게...쉴 수 있는 벤치도 멋지게....

 

 

아침시장 한 켠에는 제법 넓은 공간을 할애하여

커다란 파티션-병풍이라고 해야하나?-을 세워서 아르카숑의 역사를 기록해 두었습니다.

시장에 온 어른들도 어린이도 아르카숑의 옛날 모습, 옛이야기, 역사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파티션에는 '봄마을' '여름마을' '가을마을' '겨울마을' 그리고  '물로'까지

아르카숑의 각 마을에 대한 역사기록과 함께 사진을 곁들여 전시해 두었더군요.

놀라웁고 부러웠어요.

 

 

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이러한 사진앨범들이 여러 권있습니다.

1900년대부터 2000년으로 넘어온 시간들까지, 이고장 학교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의 모습을

담아 두었더군요. 감탄했습니다. 이곳 사람들의 내고향사랑과 고향에 대한 긍지가 느껴졌습니다.

 

아침시장에 온 어른들은 자기의 옛모습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며

아침시장에 오는 부모님을 따라나선 어린이들은 그들의 부모님의 어릴 적 모습을 찾아 보겠지요.

참으로 아름다운 일입니다.

 

 

어린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를 사진속에서 찾아냈는데

어머? 그도 오늘 아침시장을 나왔군요.

그들은 오랜만에 만난 기쁨과 사진속의 어린시절을 확인하는 기쁨을 두 배 세 배로 나누며

자기 고장의 자랑거리인 굴을 한 접시 앞에 놓고

와인잔을 부딪히며 아름다웠던 지난 추억을 되새김질 하겠지요.

아침시장 오픈?레스토랑에서....캬~

 

참으로 아름다운 일입니다.

 

 

아르카숑 아침시장에서 터무니없게도 내 옛시절을 떠 올려 보며

이 사진속의 어린이들은 지금 딱! 나만한 나이에 나만큼 늙어가고 있겠구나...했답니다.

앨범속의 年度를 보니 내가 궁민핵꾜 적 시기의 사진도 있더라구요. ㅠㅠ

 

남의 나라 남의 땅에서 터무니없는 생각에 빠져있다가 밖으로 나왔습니다.

밖에서도 역시 아침시장의 열기는 왁자하니 신명이 올라있습니다.

 

나는 맘씨좋게 생긴 무슈가 직접 만들었다는 쿠키가게에서

이거저거 저거이거 모두 섞어서 250g에 10유로하는 맛있어 보이는 쿠키 한 상자를 샀습니다.

사진을 찍어도 돼냐고 했더니 저렇게 착한웃음을 웃어 주었습니다.

 

아르카숑 아침시장은

작은 역사박물관과 삶의 현장이 동시에 열리는

전시회장이었습니다.

그들은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팔아도 그렇게 아름다운 모습과 생각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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