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주쯤 쏘공원엘 못나갔다우.ㅠㅠ
여행이네 뭐네 하면서...
어제 천안함장병들께 헌화를 하려고 작은꽃을 따서 운하에 갔을 때
이렇게 푸르게 변한 쏘공원을 보고 깜짝 놀랐답니다.
어느새 쏘공원의 모든 나무들은 푸르고 푸른 모습으로 단장하고 눈부시게 서 있더라구요.
4월 29일 오전 10시를 지난 시각의 쏘공원 빛깔이에요.
수면위를 가만히 보세요.
사월 하순 아침 햇빛이 곱게 누워있지요? 나란히 나란히....
잎이 무성해지기 전까지는 이숲의 나무가 무슨 나무인지 몰랐지요.
어머나~~ 이 숲이 몽땅 마로니에더라구요.
어머나~~~
파리를 그렇게나 자주 왔지만
마로니에꽃이 이렇게 흐드러지게 핀 4월에 머무른 것은 올해가 처음인가 봐요.
빙 둘러선 저 나무들이 모두 마로니에구요.
하얀꽃을 많이도 피워올리고 있는 참이에요.
꽃구름이네요. 호홍~^&^
어린이들이 선생님이랑 공원에 왔네요.
까르르르~거리는 어린이들의 웃음소리가 마로니에꽃과 함께 온 공원에 바스러져요.
꽃도 아가들의 웃음도 바람에 날아 파란하늘까지 가서 닿아요.
마로니에 열매가 밤같이 생겨서
마로니에꽃도 밤꽃같을 거라고 상상했거든요.
그런데 꽃대가 긴 점은 비슷하지만 꽃잎들은 매우 다르게 생겼습니다.
축늘어진 밤꽃과는 달리 마로니에꽃들은 샹들리에의 촛대에 켜둔 촛불들처럼
꼿꼿하게 자존심세우며 하늘을 향해 있어요.
한 나무만 바라보면 마치 거대한 샹들리에를 보는 것같아요.
우리 오두막에 밤꽃이 피면
그 오묘하고 야릇한 매력을 지닌 밤꽃향기가 어지러움증을 가져오는데
마로니에꽃은 별로 향기가 없네요.
눈만 호사시킬줄 알지, 향기는 영~매력빵점이네요.
별다른 향기가 전해오지도 않는답니다.ㅠㅠ
가까이 보세요.
꽃송이 하나하나가 예쁘죠?
붉은색의 마로니에꽃은 세느강변에서 보았는데....
쏘공원엔 흰꽃만 있어요.
동숭동 마로니에나무 아래에 서서
'이 나무에 달리는 열매 이름을 마롱이라고 부른대~'
아주 오래 오래 전 친구가 얘기해 줬지요.
나는 그 [마롱]이라는 단어가 너무 예뻐서 마롱을 꼭 한 번 보고 싶었어요.
그 후 파리에 자주 오면서 보고 싶던 마롱은 많이 만날 수 있었어요.
그런데 마로니에꽃은 올 봄에 처음 만나요.
♪♬ 그 길에 마로니에느~은 피~고~ 있겠지~~♩♪ 하는 노랠 부르며
올 가을엔 마롱이 저 숲 가득 매달려 있는 모습을
블친님들에게 전해 주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마롱'이란 이름을 가르쳐 준 그 친구랑
쏘공원 마로니에숲을 함께 거닐게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