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achon '10

Arcachon 가는 길

eunbee~ 2010. 4. 26. 21:38

 

 

친퀘떼레로 가려던 여행계획은

아이슬란드 화산폭발에 의한 화산재피해를 우려한

공항폐쇄로 취소되었어요. 떠나는 날 아침까지도 비행기가 뜨기를 기다렸습니다.

우리들은 친퀘떼레를 무척 가고 싶었거든요.

큰딸은 벌써 두번째의 실망이랍니다.

첫번 째 계획은 몇년 전 우천관계로 행선지를 모로코 마라케시로 바꿀 수 밖에 없었고

이번엔 천재지변으로 계획이 무산되었습니다. ㅋㅋ

세번 째 계획을 다시 세운다면, 그때는 꼭 친퀘떼레로의 여행성공의 즐거움을 누리기를 바랍니다.

 

 

아침 여덟시에 큰딸 내외가 차를 몰고 은비네로 왔습니다.

파리에서 안토니로 오는 길이 너무너무 막혀서 벌써부터 힘이 빠졌다고 투덜거립니다.

물론 큰딸이 투덜거리는 거지요.

사위님은 항상 웃으며 상냥하고 예의바른 부드러운 남자라서

찡그리거나 투덜거린다는 일은 이글거리는 태양아래서 별찾기보다 어렵습니다. 하하하

 

 

계획했던 여행이 몽땅 취소되어서

우리는 첫 날 치의 호텔비를 날리는 손해를 감수하며

친퀘떼레의 여행의 꿈도 취소?하고

어디로갈까...끝없는 방황!끝에 Bordeaux지방에 있는

Arcachon이라는 바닷가 휴양지로 여행지를 정했답니다.

 

파리를 벗어나자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밀밭들과 유채꽃의 눈부신 노란빛깔로

수놓여진 들판을 만났습니다.

파리에서 꼬냑을 지날 때까지 그 너른 평야는 끝도없는 유채꽃밭이었습니다.

Loire지방을 지날 때에는 갈색표지판에 새겨진 많은 성들의 이름을 지나치며

그곳으로 가고 싶다는 열망에 들뜨기도했습니다.

내 혼자라면 그곳들을 대충이라도 훑어보고 가련만....

몇년 전 그곳 Loire강변과 몇몇 성을 본 것으로 위안하며 열망을 잠재웠습니다.ㅠㅠ 

 

큰사위는 시속 110에서 130까지의 규정운행속도를 가볍게 위반하고

150의 평균속도를 유지하며 신나게 달렸지요.

그래서 그 아름다운 유채꽃이나 푸르른 들녘을 저렇게 밖에 못 찍었어요. ㅠㅠ

내 카메라로 내 실력으로, 도저히 담아낼 수 없는 그 아름다운 풍경이 아쉬웠답니다.

휙휙휙~ 지나가는 평야...

아련한 지평선...

그 가운데에 펼쳐지는 초록과 노랑과 파란하늘의 조화.

차창밖에 시선을 주고 있는 것만으로도 상쾌함과 평온함이 몸에 젖어왔습니다.

 

 

 파리에서 남쪽으로 향하는 10번 고속도로를 몇분 달리자마자

푸르른 평야에 날렵한 몸매로 서서 커다란 팔을 돌리고 있는 풍력발전기들이

수미터의 간격으로 일정하게 늘어서서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장관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기차로 가려던 계획대로라면 사진이 좀 더 나았을테지만

고속으로 달리는 낮은 차 안에서는 이렇게 찍은 것만도 내실력으로는 불가능하여

은비가 썬그래스로 햇빛을 가리고 담아낸 은비작품입니다. ㅎㅎㅎ

수없이 늘어선 풍력발전기중에 운좋은 것 하나가 잡혔네요.^&^

 

 

파리에서 보르도까지는 600km 가까이 됩니다.

이제 목적지까지의 거리 중간쯤와서 까르프주유소에 들려 주유를합니다.

커피도 마시고 쉬야도 하고...

나는 여행자를 위해 설치해둔 커다란 지도를 보며

우리가 지금 어느주유소에서 쉬는가를 찾아봅니다.

 

 

까르프/까르프에서 운영하는/휴게소에는 샤워시설도 있고

놀이터도 있어서 여행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네요.

 

 

이제 보르도까지는 200km 쯤 남았고

아르까숑까지는 300km쯤 남았습니다.

 

꼬냑지방을 지나면서부터 포도밭이 펼쳐집니다.

포도밭의 포도나무들은 이제서야 잎을 뾰족하게 내밀고 있더군요.

보르도에 가까워 올 수록 포도밭은 끝없이 평야를 잠식하고....

나는 아들 생각이 참 많이 났습니다.

 

 

은비는 차속에 굴러다니던 가면을 쓰고

오페라의 유령 흉내를 냅니다.

 

 

창밖에 스쳐지나가는 푸르른 평야의 아름다운 색조들도

지루함을 가져올 틈을 주지않았지만

은비의 재치로운 놀이들과 즐거운 이야기로 여섯시간의 자동차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답니다.

 

 

먹고...

이야기하고...

웃고...

두 군데의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하고...

우리의 목적지 Arcachon에는 예정보다 30분가량 빨리 도착했습니다.

700km의 거리를  쉬고 놀고 하며 여섯시간만에 달려왔습니다.

 

 

 호텔 미모사~

짐을 풀고, 센터빌로 나가서 레스토랑을 찾아 늦은 점심을 먹고

다시 호텔로 들어옵니다.

은비는 자기 이모가 호텔을 예약했을 때부터

몇별-별이 몇개 짜리인가-이야?를 연발하며 호텔을 궁금해 했습니다.

'이모~ 우리가 가서 자는 호텔이 몇별이야?'

'별이 없단다. 그래서 바퀴벌레 개미 쥐들이 마구마구 기어다니는 곳이란다.'

이모는 은비를 놀려대며 호텔의 정보를 주지않더니

가서보니, 별은 두 개.

호텔은 아담, 깔끔, 내 맘에는 쏙!! 들더군요.

이모네 방보다 은비랑 내가 묵을 방이 더 좋았습니다. 호홍~

 

이제 차를 몰고 유럽에서 가장 높고 넓다는 사구沙丘를 향해 우리의 여행지에서의

첫번째 장소로 이동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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