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거들떠보기

Going Home !!!

eunbee~ 2010. 3. 28. 03:05

 

 

1200톤급 해군함정이 원인불명의 폭발로 인해 침몰됐다는 소식이다.

어제밤 늦은 시각에 이 소식을 인터넷을 통해서 알게된 후로

마음이 이리도 울적하고 착잡한 것은 왜일까.

물론 내 아들 내 형제가 침몰된 함정속에 있다는 마음에서 오는 안타까움이겠지만

해군가족이었던 나에게는 더욱 커다란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는 충격적인 뉴스다.

 

오빠도 해군, 낭군님도 해군.

그래서 해군의 고향인 남녘에서 오랫동안 살아서

아름다운 군항과 멋진 해군들은 내 추억속에 늘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베트남전에 파병이 되고

그 전쟁이 막바지로 치달아 종전이 가까워졌을 무렵

사진에서 보는 천안함보다 더 커다란 군함에는 파병장병들이 전장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마스트 꼭대기에 태극기가 오르고

멋진 세일러칼라의 제복을 입은 수병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도열하여 뱃전에 둥그렇게 둘러서서

앳되고 보송보송한 얼굴로, 남겨진 가족들을 향해 부동자세로 거수경례를 올릴 때

군악대의 연주가 울려 퍼졌다.

Going Home~

드보르작의 신세계로부터의 일부인 Going Home.

 

가족들은

군악대의 연주를 신호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군함을 올려다보며

흐느끼기 시작했고

늦봄 바람에 나부끼는 마스트꼭대기의 깃발은

무심하게도 펄럭였다.

음악이 다 끝날 때까지 거수경례를 하고 있던 꽃같은 수병들...

조국과 고향과 부모형제를 남겨두고

전장으로 향해 떠나는 그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모든 기억은 다 사라져갔어도

마스트에 오르던 깃발의 나부낌과

꿈속에 그려라 그리운 고향~~하는 노랫말을 붙인 Going Home의 연주,

그리고 뱃전을 수놓으며 가지런히 서서 마지막 경례를 올리고 있는 수병들의 모습은

지금도 어제런듯 선연하다.

 

그 시절 그렇게 전장으로 떠났던 장병들은 살아서 가족에게 돌아와

이렇게 행복한 세월을 또 살고 있지만

어제밤 침몰된 46명의 부사관들과 수병들은 지금 어떤 상황에 있는걸까.

우리는 전장없는 전장에 살고 있는 걸까.

귀하고 귀하게 키워서 나라에 맡긴 금쪽같은 아들들.

목숨같은 아들들!!

어서 구조되기를 손모아 기도한다.

 

Going Home!!!  

 

부디 돌아오기를.

부디 살아서 돌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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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함 수병(水兵)은 귀환(歸還)하라

772 함(艦) 나와라

온 국민이 애타게 기다린다.

칠흑(漆黑)의 어두움도

서해(西海)의 그 어떤 급류(急流)도

당신들의 귀환을 막을 수 없다

작전지역(作戰地域)에 남아있는 772함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772 함 나와라

가스터어빈실 서승원 하사 대답하라

디젤엔진실 장진선 하사 응답하라

그 대 임무 이미 종료되었으니

이 밤이 다가기 전에 귀대(歸隊)하라.


772함 나와라

유도조정실 안경환 중사 나오라

보수공작실 박경수 중사 대답하라

후타실 이용상 병장 응답하라

거치른 물살 헤치고 바다위로 부상(浮上)하라

온 힘을 다하며 우리 곁으로 돌아오라.


772함 나와라

기관조정실 장철희 이병 대답하라

사병식당 이창기 원사 응답하라

우리가 내려간다

SSU팀이 내려 갈 때 까지 버티고 견디라.


772함 수병은 응답하라

호명하는 수병은 즉시 대답하기 바란다.

남기훈 상사, 신선준 중사, 김종헌 중사, 박보람 하사, 이상민 병장, 김선명 상병,

강태민 일병, 심영빈 하사, 조정규 하사, 정태준 이병, 박정훈 상병, 임재엽 하사,

조지훈 일병, 김동진 하사, 정종율 중사, 김태석 중사 최한권 상사, 박성균 하사,

서대호 하사, 방일민 하사, 박석원 중사, 이상민 병장, 차균석 하사, 정범구 상병,

이상준 하사, 강현구 병장, 이상희 병장, 이재민 병장, 안동엽 상병, 나현민 일병,

조진영 하사, 문영욱 하사, 손수민 하사, 김선호 일병, 민평기 중사, 강준 중사,

최정환 중사, 김경수 중사, 문규석 중사.


호명된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전선(戰線)의 초계(哨戒)는 이제 전우(戰友)들에게 맡기고

오로지 살아서 귀환하라

이것이 그대들에게 대한민국이 부여한 마지막 명령(命令)이다.

대한민국을 보우(保佑)하시는 하나님이시여,

아직도 작전지역에 남아 있는

우리 772함 수병을 구원(救援)하소서

우리 마흔 여섯 명의 대한(大韓)의 아들들을

차가운 해저(海底)에 외롭게 두지 마시고

온 국민이 기다리는 따듯한 집으로 생환(生還)시켜 주소서


부디

그렇게 해 주소서.

 

**위의 글은 누리꾼 김덕규/해군 전우/님이 인터넷에 올린 글입니다.

   거센 파도속에 떠다니고 있을지도 모를 우리의 아들들을 보호하소서.

   아들을 군대에 보냈던,보내고 있는, 어머니들은 이 글을 이렇게 게재하는 저의 심정을 알것입니다.

   2010. 4. 2 추가 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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