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파리를 떠나면 먹고 싶은 것

eunbee~ 2010. 1. 12. 02:38

Pho~

甲男乙女 누구나 다 잘 아는 베트남 쌀국수.

 

파리 13구는 완전 중국냄새로 진동하는 중국거리.

그곳에 신낙원이라는 간판을 걸고

파리사람들은 트릭코텡 Tric Cotin 이라고 이름하는 레스토랑이 있지요.

 

 

 

어제, 일요일이라서

내가 좋아하는 포를 먹으러 트릭 코텡엘 갔습니다.

파리를 떠나면 제일 먹고 싶은 음식이 바로 트릭코텡에서 만드는

포랍니다.

한국엘 가면, 포가 얼마나 먹고 싶은지  Pho만드는 집을 찾아가서 먹어도

파리13구의 이집처럼 맛을 내지는 않더군요.

어린아이들이 자장면을 먹고 싶어하듯

군대 생활 초년병이 자장면을 그리워하듯,

나는 파리를 떠나면 트릭코텡의 포가 너무너무 먹고 싶어집니다.

 

 

 

어제는 작은딸이랑 이집에 가서

향긋한 춘권도 먹었지롱요~

춘권~ 이게 또 나를 죽여줍니다.

향긋하고 아삭거리는 춘권을 이집의 특별한 맛  달콤하고 새콤한 소스에 찍어 먹으면

와우~ 그 맛!! 끝내줘요.

 

 

 

작은딸은 닭발을 좋아해서, 춘권보다도 비싼 닭발을 먹었습니다.

나는 돈이 아까운게..또 그 맛이 우리 큰올케님이 만들어 주는 큰올케표 닭발이

너무너무 맛있기 때문에 이집의 닭발은 노땡큐입니다요.

 

 

 자~ 이제 Pho를 먹어야죠?

눈꼽만큼만 떼어 먹어도 눈물이 쏙 빠질만큼 매운 조그만 고추를 넣고

비릿한 맛을 풍기는 생숙주를 넣고, 상큼한 레몬즙을 꼭 짜서 넣은 다음

잘 섞어서 먹으면 맛이 짱!! 

맛 땡기는 사람은 준비된 붉은양념을 한숟가락 퍼 넣어도 좋구요.ㅋㅋ

 

 

 

넉넉하게 들어간 쇠고기 살점들은 건져서 붉은 소스에 찍어 먹고

시원한 국물은 중국숟가락으로 떠서 홀짝 홀짝~ 그런데 소릴 내면 곤란...ㅋㅋ

반들반들 윤기나는 쌀국수는 넙적하고 미끄러운데 더구나 길고 굵직한 플라스틱젓가락으로

그걸 건져 먹기란 참 어렵답니다.

서양사람들이 불편없이 잘 먹는 걸 보면 감탄스럽지요.

포 자주 먹다가 손가락 관절염 생길까봐 걱정이 될 정도로 어렵더구먼...

 

 

 

7-80년대 우리나라 사람들이

포크와 나이프를 익숙하게 사용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겼듯이

프랑스사람들도 자기가 젓가락 사용을 유연하게 하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답니다.

다른나라의 문화에 익숙해져있다는 것은 그만큼 폭넓은 기회를 가지고

살았다는 증거이니까요,

그래서 다른나라에 가면, 우리와 전혀 다른 방법으로 식사를 한다해도

그 곳의 문화를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이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닐런지요.

그들이 손으로 먹으면 나도 손으로...

그들이 젓가락으로 먹으면 나도 젓가락으로....

얼마나 재밌고 흥미로운 일인지요.

 

 

 

싫어, 라고 말하는 사람 정말 싫어.

못먹어, 라고 말하는 사람 정말 한심해.

못해, 라고 말하는 사람 정말 짜증나.

 

해보면 죽기야 하겠어요? 남들이 하는데 난들 못하려구? 남들이 먹는데 난들 못먹을라구?

해보고, 먹어보고, 노력해 보고....안 되면 그때 '안된다'라고 말해도 늦지않을텐데....

 

괜시리 잔소리가 심했나요?

'제멋에 사는 게 인생'이라던데....크윽~

그러세요. 니멋대로 사세용~*^&^*

 

다음 일요일엔

큰딸네랑 Pho먹으러 가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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