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엔 파리시내가 거의 텅 비었더니
가는 해의 마지막 밤엔 온 거리를 뒤덮은 인파.
말 그대로 사람의물결이었습니다.
어제 오후 퇴근시간 무렵부터 메트로는 공짜,
모두들 거리로 쏟아져 나와
메트로속에도 역구내에도 와글와글 바글바글..
손에 든 가방을 행여나 날치기 당할까봐 품에 꼭 안고
메트로를 타고, 나도 한몫끼어 거리의 인해장막속을 헤쳐 나갔습니다.
가족이 송년만찬을 하러 가는 길에 차가 막힐 것이 뻔해서
메트로를 이용했는데, 표를 넣으니 표먹는 입구가 막혀있어서
그제서야 공짜통행이란 걸 알아차렸지요.
메트로는 오늘, 새해 첫날 정오까지 공짜였습니다.
버스는 어땠는지.... 이용하지않아 모르겠네요.ㅋㅋ
갤러리라파옛 건물의 조명은 거대한 양탄자, 아라베스크문양으로
아름답기가 이를데 없습니다.
파리시내 명소마다 사람으로 넘쳐납니다.
젊은 사람들은 초저녁부터 병나발을 불어대며 흥겨움에 취해있더군요.ㅎ~
한 해가 가 버리는 것이 뭐가 그리 좋은지...
철없어 그냥 분위기에 서로서로 취해 보는 거겠죠.
나를 보고 남들이....남들을 보고 내가...그렇게...깊은 생각없이.
그래서 젊다는 것이 좋은 것이죠.
저녁무렵부터 바람이 솔솔 불더니, 날이 어두워지자 추위는 점점 심해지는데
희희낙낙 기쁜 표정의 사람들은 점점 더 늘어만 갑니다.
에펠탑 부근의 메트로역엔 서로 등을 밀고, 배를 맞대고, 발을 밟으며 걸어야할 지경입니다.
트로카데로나 비르아켐이나 에펠탑 부근역은 정신이 없습니다.
자정에 쏘아올리는 불꽃놀이의 장관을 보며,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거지요.
모두들 그렇게 카운트다운을 소리높여 외치며 송구영신을 하기 위해,
그 분위기로 인한 들뜸의 즐거움을 만끽해 보려고 모여드는 거지요.
사람 사는 세상, 그래서 즐거운 게 아니겠어요?
달력에, 세월에, 지구에, 별들에... 금을 그어놓고, 의미를 붙여놓고...이벤트를 만들며
지루할뻔한 인생을 즐겁게 사는 거죠.
그런데
나는 오늘 온 종일
마음 저 밑바닥에서
바그다드 카페에서 듣던 노래가 아련하게 울리고 있습니다.
' I'm calling you~~~~~~~' 황량한 허허 벌판의 카페에서....자꾸만....
왜 일까요?
그 까닭을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오늘하루 종일. 황량한 모랫바람섞인 노래...소리가.....자꾸만....
*
*
다시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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