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새벽에서 아침으로..

eunbee~ 2009. 8. 23. 07:41

새벽안개는 이슬로 맺혀 숲에서 잠들었습니다.

황금빛 햇살이 포근한 이불처럼 그 위를 덮습니다.

오두막 나무들 중에 제일 키큰 밤나무는 제 머리위에

맑은 햇살을 곱게 앉혀두고 있습니다.

가만가만 커가는 밤송이는 어느새 쏟아져 내릴 듯 한껏 영글었습니다.

 

숨차게 울어재치던 매미들은 모두 어디로 간걸까요.

보채던 애기가 울음을 그치면 궁금해지듯이

너무도 조용한 이 아침엔 매미들이 궁금합니다

 

어느새 햇빛은 키작은 나무들에게까지 내려왔군요.

오늘도 이렇게 아침은 고요롭게 열려

하루의 이야기들을 주워모으러

살금살금 발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수선스런 일상이 시작되기 전의 이 고요가 참 좋습니다.

 

새벽의 청명함과 고요로움을 아는 이는

우주의 보석을 한 개 얻어내어 첫손가락에 끼워두고 사는 것이랍니다.

누구나 알것 같지만

아는 사람만이 알아보는 보석이랍니다.

 

이제 햇살은 풀밭에 내려와 은빛으로 부서집니다.

고춧대에 매달린 하얀 작은꽃이 사랑스런 웃음을 보냅니다.

이슬은 푸른 풀잎 위에서 별처럼 반짝입니다.

새 한마리가 날아와 재재거립니다.

아침이 활짝 열렸습니다.

 

어느새

새벽에서 아침으로 와 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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