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첫날밤

eunbee~ 2009. 7. 16. 04:32

뭔 영화제목이냐구요?

아님, 뭔 3류 소설 제목이냐구요?

천만에만만에 콩떡~

우리 은비가 자기 이름의 오두막에서 잠을 잔 첫날이라는 뜻입니다요. 헤헤

 

어제 서울 막내할아버지네서 이곳 오두막으로 왔습니다.

은비는 이모할머니네집에 내려가서 자자고 해도, 막무가내로 이 오두막에서 자고 싶다네요. 크~윽~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이곳에서 잠을 잤죠.

은비는 쿨쿨 잘도 잡니다.

나는 잠을 자다가 깨다가.... 비몽인지 사몽인지...

강아지 네마리는 누마루를 줄행랑치느라 푸자작거리고,

뭔 새는 쿠쿡거리고,

먼뎃 보안등 불빛은 밤새 졸고,

서늘한 한기를 담은 바람은 소올~솔~

그래서 나는 잠을 이렇게 설치고 있습죠. 눼~

 

동이 트나봅니다.

하늘이 뿌연빛으로 밝아 옵니다.

창문을 가려 놓았던 가리개를 걷으니, 강아지 네마리는 영락없이 달려와

창문을 긁어대며 좋아라 난리입니다.

이 오밤중에도 우리는 만나기만 하면 이렇게 좋아 죽습니다. 흐흐~

은비가 자는 틈에 은비가 좋아하는 고래밥을 한움큼 주었습니다. 물론 강아지들에게 말입니다.

이건 뭐~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먹을 것을 좋아하지 않나 하는, 사뭇 서러운 마음....ㅋㅋ

나는 강아지들이 나를 좋아해서 그렇게 달려 온다고 늘 착각을 하며 삽니다.

 

이제 노트북을 닫고

먼 동이 터 오는 아침을 맞이해야겠습니다.

여명은 항상 신선한 무언가를 싣고 옵니다.

우리들이 모르는 세상으로부터, 우리들이 다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를 가지고

세상에 내려 오는 첫새벽의 수수께끼를, 오늘도 혼자 풀어 내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님들은 코~~ 따스하게 주무시어요.

 

'오늘 아침'은 아직 멀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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