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그림은 언제 그리려나..

eunbee~ 2009. 5. 21. 17:01

 

과수원을 지나 오두막 마당으로 와서, 신발을 신은채 누마루로 올라와,

신발벋고 안마루를 거쳐 이 방에 들어오면-말잘듣는 엄마는 이렇게 자세히도 설명한다-

내가 그림을 그리고, 묵은 책과 오래된 사진첩을 뒤적여 보는 방이 있다우.

이 오두막에서 젤루 큰 방. 그래봤자  두 세평이나 될까? 

안마루에 보이는 선풍기 닮은건 열풍기라우, 푸른부인은 모르죠? 요런거...한국 참 살기 편해요.ㅋㅋ

문지방이 하도 높아서 숏다리는 좀 힘들껄?

 

 

오두막의 기온은 오뉴월에도 설한풍이요~ 그래서 이렇게 버려도 주워가지 않을 털옷을....

東으로 난 문은 열어놓는 순간 가을이가 방으로 골~인. 그래서 화판으로 막아 놓아야 된다우.ㅋㅋ

 

 

 

'東으로 窓을 내겠소' *^&^*

작은 창문... 푸른 나무를 볼 수 있는 고마운 窓,

그 창가에는 내가 쓴 푸른부인의 시부모님을 보고파하는 엽서가 매달려 있고....

내가 그린 왕초보 그림 몇 장...

노란 종이는 큰외삼촌의 칠순잔치 때, 레스토랑에서 인쇄해 준 메뉴판과 가족 이름들.... 

 

 

 

 

 

 

 

벽돌과 나무 한조각으로 만든 책꽂이.

로베르가 보내 준, 내가 매우 귀히 여기는 책들이 나란히 나란히....

 

여행에서 아들에게 내가 보낸 엽서들...

푸른부인 결혼사진들....미셀롤랑과 함께 찍은 아드님 사진들.....

양수리에서 냉장고에 붙어있던 것들이라우.

그리고

내 보물 사진첩- 푸른부인것, 지은이것, 성민네것, 은비것....

그것들을 넘겨보며 내가 추억에 잠기는 장소~

 

 

그래서....

이 오두막엔

엄마 혼자가 아니라우.

항상 내곁엔 너희들이.....이렇게.....

내가 죽어서도....나는 너희들을 사랑하리라고 너희 사진첩에 적어 놓았지.

 

그나저나, 이 방에서 언제 다시 그림을 그린대? 

할 일이 너무 많아도 못하지만, 너무 없어도 못하는 이상한 현상...하하하

 

오늘은 이만!

다음 호에 계속~~~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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