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눈개비 내리는 3번국도,
내차 네차 가릴것없이
차자작차자작 끈적이는 소리를 뿌리며 달리고
그 소리보다 더 끈적거리는 진흙 알갱이들은
남의 차 차창으로만 튀어 가 박힌다.
그 汚點들은 내 탓일까 네 탓일까.
뿌연 하늘복판에서 질식한채 잠겨 있는 해가
한심스런 요즘 사람네들 맘처럼 답답하고
진눈개비 속을 하릴없이 달리는 겨울나그네는
이정표를 읽을 눈이 없다.
난시 사이로 걸러지는 낯선 문자들은
전생에서 만난 암호마냥 아득하구나.
碧波같은 일렁임이, 한 순간
익숙한 3番國道 내 시야의 소실점 위로 솟구치다가
수많은 진눈개비에 난반사되어 스러진다.
길몽같기도...
흉몽같기도...
저만치에서 아른대는 손짓은
오라는 듯...
가라는 듯...
오늘,
세상만사 오리무중
귀로의 향방을 잃어버린 흐린 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