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오늘 날씨 흐림

eunbee~ 2009. 1. 16. 22:25

진눈개비 내리는 3번국도,

내차 네차 가릴것없이

차자작차자작 끈적이는 소리를 뿌리며 달리고

그 소리보다 더 끈적거리는 진흙 알갱이들은

남의 차 차창으로만 튀어 가 박힌다.

그 汚點들은 내 탓일까 네 탓일까.

 

뿌연 하늘복판에서 질식한채 잠겨 있는 해가

한심스런 요즘 사람네들 맘처럼 답답하고

진눈개비 속을 하릴없이 달리는 겨울나그네는

이정표를 읽을 눈이 없다.

난시 사이로  걸러지는 낯선 문자들은

전생에서 만난 암호마냥  아득하구나.

 

碧波같은 일렁임이, 한 순간

익숙한 3番國道  내 시야의 소실점 위로 솟구치다가

수많은 진눈개비에 난반사되어 스러진다.

길몽같기도...

흉몽같기도...

저만치에서 아른대는 손짓은

오라는 듯...

가라는 듯...

 

오늘,

세상만사 오리무중

귀로의 향방을 잃어버린 흐린 날씨.

 

'오두막 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돌무덤 두 개.  (0) 2009.04.27
민들레랑...  (0) 2009.04.20
눈 그리고 강아지들...  (0) 2009.01.14
도서관에서  (0) 2009.01.10
冬至  (0) 2008.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