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달 끝머리,
과수원 언덕위엔
봄볕같은 살가운 햇살이 머물었다
아~~
............!!!
날씨가 너무 고와도
서럽다.
노랗게 부서지는 따순 볕이
씨앗 떨구고 누워있는 풀섶에서 쉬고
마른 풀 위를 뒹구는 강아지 엉덩이에도 맴돈다.
동짓달 끝머리인데도
아물아물
어쩜 이리도 고운 바람이 이는 걸까.
떠난 것은 떠나버려서,
남아 있는 것은 남아있어서,
또 서럽다.
날씨가 너무 고와도
이렇게 서럽다.
언덕에 서서
은빛 눈웃음을 보내는 호수를
오래 보고 있다.
내고향 오두막에서 바라다 보이는 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