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언덕에 서서

eunbee~ 2008. 12. 10. 19:19

동짓달 끝머리,

 

과수원 언덕위엔

봄볕같은 살가운 햇살이 머물었다

 

아~~

............!!!

 

날씨가 너무 고와도

서럽다.

 

노랗게 부서지는 따순 볕이

씨앗 떨구고 누워있는 풀섶에서 쉬고

마른 풀 위를 뒹구는 강아지 엉덩이에도 맴돈다.

 

동짓달 끝머리인데도

아물아물

어쩜 이리도 고운 바람이 이는 걸까.

 

떠난 것은 떠나버려서,

남아 있는 것은 남아있어서,

또 서럽다.

날씨가 너무 고와도

이렇게 서럽다.

 

언덕에 서서

은빛 눈웃음을 보내는 호수를

오래 보고 있다.

 

 

               내고향 오두막에서 바라다 보이는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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