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온종일을 탤런트 안재환을 생각했다.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는 그의 죽음에 대한 생각.
이유야 어떻든, 죽음을 생각하고 목숨을 버리기로 작정한 그의 마지막 심정이
자꾸만 슬프게 떠 오른다.
얼마나 막막했으면...
얼마나 헤어날 구멍이 보이지 않았으면...
TV에서 보여지던 그의 여유있는 웃음과 순둥이 인상에 수줍게 말하고 행동하던
젊디 젊은 청년이, 죽음까지 생각하고 결행했다니...
안타깝다.
그 연유야 어쨌거나 간에...
아주 오래전에 여자산악인이 산에서 조난을 당해, 영영 돌아오지 못한다는
비보를 들었을 때, 나는 마구마구 흘러내리는 눈물을 쏟아내며, 소리내어 흐느꼈었다.
지현옥인가 누구인가, 이제는 이름도 가물가물거리는 그 여자 산악인이
마지막 떠나는 날, 문밖까지 나오셔서 가는 딸을 바라보던 늙은 어머니의 모습이
내 눈 앞에 아른거려서 더욱 눈물이 쏟아졌었다.
그녀가 히말라야인지 어딘지로 떠나기 전에, 방송에서 그 산악인을 취재 방영했었다.
우리는 그 방송에서 본 그녀의 모습이 마지막이었고
그 엄마는 고향집 대문을 나서는 딸의 뒷모습을 본 것이 마지막이었다.
이렇게 젊은이들의 비보를 접하게 되면
한참동안 그들을 생각하게 되고, 마음은 우울하고 슬프고...
오래동안 맘속에서 맴돌게 되어, 세상살이가 참으로 허망스럽기까지 하다.
오늘은 탤런트 안재환을 온종일 생각했다.
죽음에 이르게 한 이유같은 것은 내가 따져 볼 일이 아니다.
그가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던 절박함이 마음 아프다.
젊음과 세상과 사랑하는 이들을 두고 떠난, 그의 명복을 빈다.
저 세상에서는 괴롭지 않기를....
하늘나라에서나마 샤갈의 그림속처럼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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