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어났지요.
벌써 해는 江의 半을 감싸 안았습니다.
강물은 잔물결을 일으키며 남으로 남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그 江 위로 피어 오른 물안개는 바람에 내 몰리며, 물 위에 머물고 싶은양
더딘 걸음으로 江을 따라 흐릅니다.
연기처럼 피어 오르는 이른아침 물안개는 참으로 가련하고 아름답습니다.
고향 마을 과수원에서 따온 붉은 대추를 들고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하늘은 푸르고, 햇살은 눈부시고,
강물이 새벽안개를 안고 잔바람에 일렁이는 가을 아침을
강마을 옥상에서 바라보는 기분은 말할 수 없는 상쾌함입니다.
이미 반쯤 마른 붉은 대추를 아침 햇살속에 펼쳐 널었습니다.
쭈글거리는 대추가 더 정다워 보입니다.
베란다 구석에서 쭈그러져 가던 대추도, 이 아침 물안개를 내려다 볼 수 있어
더욱 달디달게 가을 햇살을 품겠지요.
두물머리로 산책을 갈까 망설이다가 그냥 단념했습니다.
옥상에서 한참을 강물을 바라보다가... 바람에 일렁이는 물안개를 바라보다가...
건너편 산속에서 아직 잠에 빠져있을지도 모를 짐승들에게 인사도 건내 보고는
집으로 들어와 아침 준비를 했습니다.
토란국을 끓여 먹어야지...
며칠 전, 아들 친구가 그의 텃밭에서 토란을 캐왔습니다.
껍질을 벗겨 쌀뜨물에 담가 두었다가 건져, 냉장고 속에서 여러날 묵고 있는 그 토란을
오늘에사 토장土醬을 풀어 국을 끓일 참입니다.
오늘은 푸른새벽 강에서 피어오른 물안개가 나를 부지런한 아낙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내일도 곰실거리는 물안개가 날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