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라인강 어귀에서- 2信

eunbee~ 2008. 7. 8. 00:04

 

독일로 간 지원이.

자랄수록 아빠를 닮아 가는 모습이네요.

서울에서 다니던 초등학교를 그만 두고, 독일 김나지움 진학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는 지원이가

라인강 어귀에서 이렇게 건강하고 씩씩한 모습으로....

가슴에 새겨진 난 한국을 사랑해 라는 글씨가 왠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지원아, 즐겁게  행복하게 건강하게 지내거라.

 

 

삼국지에 매료된 지원이가 정원에서 매일 막대기 들고 칼싸움을 한다더니

이렇게 멋지게 승마를 배우고 있습니다.

관우 장비가 부럽잖게 말 달릴 수 있는 그날까지, 열심히 배워서 바람을 가르며 달려 보세요.*^&^*

은비랑 말고삐 잡고, 초원을 거닐면서 산책도 하고, 승마도 함께 하고....

그럴 날도 있겠네. 와~~ 기대 된다. 지원아~

 

 

지원이네 집 정원에는 붉은 개양귀비꽃이  별 같이 아련한 꽃들 속에서 웃고 있습니다.

개양귀비꽃은 모네의 그림 속에서 만 아름다운게 아닙니다.

하루에 2시간씩 정원을 손질하는  로성씨의 공덕으로, 

모네의 양귀비보다 더 예쁜 양귀비꽃을 피워 올렸습니다.

 

 

함박꽃도 함박 웃음을 지으며 정원 한켠에서 재잘거리고 있군요.    -.-;;;  ?????   오메???? ^*^

[올린 글을 다시 읽다가 갑자기 생각이 났네요. 이 꽃은 다알리아 같아요. 다알리아가 맞을 껄? 헤헤 ]

몇 주 전에는 검붉은 체리를 따 먹었다고 하더니, 요즘엔 주렁주렁 매달려 익을 날을 기다리는

토마토를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겠네요. ㅎㅎ

깻잎과 상추도 가꾸어, 고소하고 보드라운 잎들에 쌈을 싸 먹는 호사도 했다니

농사꾼으로 진로를 바꾸어도 좋을 듯...크윽~

 

개미 챗바퀴 돌 듯, 여유라고는 없는 한국 생활을 훌훌 벗어 던지고 분연히 떨치고?

비행기를 타더니, 라인강 어귀의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이 집에서는 때로는 무료하고

조용하고 한가로운 시간들을, 이렇게 정원 손질하고 아드님 교육에 마음을 쏟으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오니, 더불어 행복해 집니다.

직장생활에도 전혀 스트레스 라는 걸 받지 않고, 여유롭게 삶을 영위할 수 있으니,

서울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 하지요.

 

 

개양귀비만 모네를 능가한 게 아닙니다.

수련도 모네의 연못에 있는 수련 못지 않습니다.

정원 가꾸기 대회에 나가면, 부상으로 정원 하나를 타 올 것 같군요. 하하하

내가 주는 부상은, 정원 이름 '쁘띠 지베르니!'

 

 

청포도가 익어 가는 계절

먼데서 불어 오는 마파람에 흔들릴 풍경風磬은

고향에서 보내 온 편지처럼 가만히 울겠지요.

어디서 산다 한들

어찌 고향이 그립지 않겠어요.

 

길게 목 늘인

붕어 한마리

떠나온 갯가가 그립듯이,

지원이도, 선영씨도, 로성씨도

두고 온 고국이 때로는 그리울테지요.

바람이 불 때마다

풍경소리에 실려 보내는, 우리의 기도를 생각 하세요.

 

 

건물 지하방에 마련했다는 다실.

먼뎃 손님을 기다리기도 하고

김치냄새 풍기며, 잇사이에 고추가루 낀 채 달려올

정다운 이웃도 기다리며....

 

명상도 하고, 책도 읽고, 공상도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의 다실을 꾸몄답니다.

한켠에 곱게 개켜 둔 꽃무늬 이부자리가 참으로 정겹습니다.

인사동에서 공수해 간 한지로 바른 벽도 정답구요. 꿈처럼 서 있는 조명등도 일품이네요.

 

느리게 사세요.

느리게 살고 싶어 떠났으니까...

긴 호흡으로, 넓은 보폭으로.

 

세월을 온전한 내것으로 만들어 가며

행복한 가족의 전형이 되세요.

인생은, 참으로 아름다운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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