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마로니에 나무엔 갈색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다.
그리고 더 늦은 가을이 되면 열매가 떨어져, 겨울 풀숲에 뒹굴고 있다.
동그랗고 반질거리는 마롱marron 이라는 이름의 열매를 주워
은비랑 공기 놀이를 한다.
밤을 닮은 이 마롱은 먹지는 못하지만
고소하게 구워서 먹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만든다.
은비네가 파리 동쪽에 살때 메트로에서 내리면
따스한 숯불위에 군밤을 구워 파는 남자가 있었다.
"군밤이요~ 군밤!
따끈따끈한 군밤이요~"
프랑스 말을 못 알아듣는 나도 그 남자가 외치는 소리가
"군밤이요 군밤, 따끈따끈한 군밤이요."라고 말 한다는 걸
금방 알아차린다.
음절이나 곡조가 어쩌면 그렇게 똑 같은지...
오늘은 파리의 마로니에 숲도 그립고
따끈한 군밤 냄새나는 메트로 부근의 밤풍경도 그립고
반질대는 마롱으로 은비랑 공기놀이도 하고 싶다.
어느새
마롱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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