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가 엄마랑 함께 살던 집 마당엔
꽃밭이 있었지.
언니는 비오는 날이면
온 동네를 다니며 꽃모종을 가져와 꽃밭에 심었지.
우리집 꽃밭엔 온갗 꽃들이 피었어.
백일홍도 피어나고.. 나비도 왔지.
그때가 너무너무 그리워. 엄마~
육이오 사변, 여름 피난 갔다가 돌아오니
그때도 꽃밭 가득 피어있는 꽃들이 우릴 반겼어.
내 나이 일곱살 적 일인데, 지금도 그 꽃들이 내 눈에 화안해.
엄마도 그럴거야.
내일, 모레, 글피는 아버지 기일이야.
엄마 알고 있지?
내가 엄마 아부지 계신 언덕에 갈게. 기다려.
아부지 손 꼭 잡고 기다려.
생전엔 아부지 손 꼭잡은거 못봤어.
아부지 무덤에 혼자 찾아가서 그렇게 울었으면서...
엄마가 그 곳으로 떠나기 일주일 전에 내가 한말 다시 할게.
'엄마, 내가 속썩인거 다 용서해. 살아 오는 동안 맘 아프게 해서 미안해.'
엄마는 내게 말했지. 힘없는 소리로.
'괜찮아,'
그런데 엄마, 난 자꾸만 안 괜찮네. 세월이 갈수록...
엄마~
그 먼 곳에서
아부지랑 이렇게 재밌게 살어.
이 나비들처럼 이렇게.. 꼬옥~ 꼭이야.
그리고 매일 나 보고 있지?
저녁엔 내 곁에 내려와 나 지켜주고 있지?
고마워. 진작부터 알고 있었어.
그런데 왜 요즘엔 내 옆에 와서 안 자?
오늘도 기다리고 있을게. 꿈속으로 꼭와.
언젠가 처럼 내 이불 속을 가만히 들추고 들어와서 자.
꼭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