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새벽 강변에서

eunbee~ 2008. 5. 17. 07:13

 

 

오월 냄새가

새벽 강기슭으로 스며 온다.

 

꽃무리진 아카시아 내음에 묻혀

잉잉대는 벌들의 날개짓에 실려

살곰살곰 움직이는 강물살 헤적이며

곱고 느린 걸음으로 번져 온다.

 

이우는 세월의

마지막 나루에서 만난

오래된 사랑처럼

편안한 웃음으로

부드러운 몸짓으로

나의 오월은  새벽 강변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봄, 찬란한 계절이

내게는 몇번이나 남았을까 

몇번이나 더 맞이할 수 있을까

해마다 오는 오월은

해마다 다른 내음으로 오겠지.

 

강물에 은가루를 뿌리기 시작한

잠자리 날개같이 엷은 햇살은

어느새 길 떠나는 민들레 꽃깃에 실려

하롱하롱 먼 하늘속을 난다.

 

그래

그렇게 가볍게 나는거다.

가볍게 사는 거다.

오월의 내음처럼

새벽 강  물안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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