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편린들

자운영 가득심고..

eunbee~ 2008. 4. 23. 17:46

아주 오래전에 내가 말했다.

나는 뜰이 넓은 집을 갖게 되면, 마당에 엉겅퀴를 한가득 심어두고

그 보라꽃을 바라볼거야.

 

아주 오래전에 우리 막내 올케가 말했다.

나는 뜰이 넓은 집을 갖게 되면, 마당에 파란 잔디를 심어 두고

멋지게 앉아서 가든파티 할거야.

 

세월은 흘렀다.

20년이나....

우린 그 세월동안 움치고뛰지도 못하는 아파트 라는 괴물에 갇혀서

거의 4반세기를 올망졸망 살았다.

살고 있다.

 

내게는 몇년 전, 쬐끄만 뜰이 있는 은비오두막이 생겼다.

그곳에 꽃심고, 나무심고, 꽃울타리 만들어

꼬르도바에서 보았던  그 어느집처럼

하얀벽 칠하고 행어hanger에 꽃 매달아 

스페인 시골풍 집으로 꾸미고 싶다.

엉겅퀴 가득 심을 생각은 언제 사라져 버렸는지 기억이 가물댄다.ㅋㅋ

 

세상에서 가장 우아하고, 멋진 영혼의 내 막내올케님/가문의 영광/은

뜰 넓은 집을 마련하면, 틀림없이 푸른 잔디를 가꾸고

하이얀 테이블 위에 싱그러운 채소샐러드를 장만해 두고

바비큐를 하느라 연기 피워 올리는 풍경을 연출할거다.

 

실행에 옮기지는 않고 마냥 꿈만 꾸어대는 내가 먼저

엉겅퀴 대신, 오늘 멀리 남녘에서 날아 온 사진에서 만난

자운영을 뜰 가득 심어 두고

바비큐 파티 벌여 볼 준비를 해야겠다.

 

 

옛날, 아주아주 옛날

내 나이 열두살 때부터 외워 두었던 詩

봄이 오면, 언제나 입가를 맴도는 예쁜 詩

**

노랑 장다리 밭에 나비 호호 날고

자운영 붉은 논뚝에 목메기는 우는고. 

**

아~ 얼마나 상큼하고 아름다운 詩인가

내가 자운영꽃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를 적부터 이 시를 읊으며

'자운영'이란 이름이 하도 예뻐서

보지도 못한 이 꽃에 이미 반해 버렸었다.

그런데 나는 2 ,3년전에서야 자운영이란 꽃을 실제로 보게 되었다.

분당 탄천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한강쪽으로 가다보면

탄천변에 보랏빛 꽃이 무리지어 피어있는 것을 보고

꽃과 식물에는 거의 박사 수준인 동료교사에게 물어 보았더니

그것이 자운영이 맞다고 했다.

참 반가웠다.

이름을 알고 이름에 반한 꽃을 50년만에 만나게 된 것이다. 하하

너무 빨리 만났나?  *^&^*

 

 

"자운영'  보랏빛 구름같은 꽃이란다. 예쁘다.

오늘은 자운영의 예쁜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게 되어서 참 좋다.

 

오늘 일기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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