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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얼음 - 박 남 준 (1957 ~ )
옷을 껴입듯 한 겹 또 한 겹
추위가 더할수록 얼음의 두께가 깊어지는 것은
버들치며 송사리 품 안에 숨 쉬는 것들을
따뜻하게 키우고 싶기 때문이다
철모르는 돌팔매로부터
겁 많은 물고기들을 두 눈 동그란 것들을
놀라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얼음이 맑고 반짝이는 것은
그 아래 작고 여린 것들이 푸른빛을 잃지 않고
봄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겨울 모진 것 그래도 견딜 만한 것은
제 몸의 온기란 온기 세상에 다 전하고
스스로 차디찬 알몸의 몸이 되어버린 얼음이 있기 때문이다
쫓기고 내몰린 것들을 껴안고 눈물지어본 이들은 알 것이다
햇살 아래 녹아내린 얼음의 투명한 눈물 자위를
아 몸을 다 바쳐서 피워내는 사랑이라니
그 빛나는 것이라니
***
이 시린 아침
여적도 물러나려 하지 않는 차가운 기운
그것마저 따사롭게 만들어 주는
어느 시인이 읊조려준 시 한 수
두고두고 읽으려
예 옮겨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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