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aux에서

2022. 09. 12

eunbee~ 2022. 9. 13. 05:15

아침, 잠에서 깨어나니 새벽달이 나무 위에 앉아 있다.
은비가 일찌기 서둘러 학교로 가야하니
새벽부터 조손은 바쁘다.

은비는 메트로에서 기차 기다리며 사진 한 장을 톡으로 전송한다.

나는 집안일 정리하고, 빌려 온 책 '나무 수업'
(저자 Peter Wohlleben)을 읽다가 덮고 산책을 나갔다.
땡볕 작렬하는 오후 1시에...
뭔 심사래. ㅎ ㅎ

까마귀가 좋아하는 커다란 나무 아래서 수종이
무언가 살펴 본다.
아카시아 같다. 아니면 회화나무?
오래전부터 보던 나무인데도 그 잎을 자세히
보는 건 처음이다.
늘 가을 날 잎 진 뒤에 까마귀들이
나무잎인양
무리로 앉아있던 것만 기억되는 나무.
읽다 두고 온 '피터 볼레벤의 나무 수업'을
들고 올 걸.. 하며 아쉬워 한다.
멋진 나무 아래서 읽는다면 더 좋았을 것을.

오호? 마로니에꽃이 가냘프게 다시 폈네?
옆 나무들은 잎을 떨구고 앙상하게 서 있구만.
애 쓴다, 마로니에야.

꽃 브로치 하나 장만하고
콜베르 재상의 정원을 즈려밟으며
루이14세 적 풍경을 소환해 보려고 폼 잡는다.

한시간 반을 뙤약볕 아래서
이 무슨 짓이래? ㅎㅎ

집에 들어오니 이 집은 어쩜 이리도 시원한거야.
은비는 집으로 오는 중인가 보다.
사진 한 장 전송한 걸 보니...

학교 근처 사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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