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aux에서

6월의 나무에게

eunbee~ 2019. 6. 2. 07:39

 

 

6월의 나무에게

 

-- 프란츠 카프카 --

 

 

 

나무여, 나는 안다

그대가 묵묵히 한 곳에 머물러 있어도

쉬지 않고 먼 길을 걸어 왔음을

 

고단한 계절을 건너 와서

산들거리는 바람에 이마의 땀을 씻고

이제 발등 아래서 쉴 수 있는

그대도 어엿한 그늘을 갖게 되었다

 

산도 제 모습을 갖추고

둥지 틀고 나뭇가지를 나는 새들이며

습기찬 골짜기에서 들려오는

맑고 깨끗한 물소리는

 

종일토록 등줄기를 타고 오르며

저녁이 와도 별빛 머물다가

이파리마다 이슬을 내려 놓으니

 

한결같이 푸르름을 지켜 낸 맑음은

아침이 오면 햇살 기다려

깃을 펴고 마중 길에 든다

 

나무여

푸른 6월의 나무여

 

 

 

***

 

 

어느새 유월

6월 첫날 아침 창문을 여니, 맑은 햇살이 번져 나뭇잎새

위에서 반짝이는데, 남서쪽 하늘은 짙은 회색빛으로

음산한 기운을 천지에 내려 놓고 있었다.

마치 개기일식이 한참 진행되고 있을 때처럼

음산한 분위기에 기분이 이상했다.

묘한 분위기를 가져오는 참으로 수상쩍은 하늘이다.

 

그러나 나무의 초록 기운이 그 음산함을 씻어 주는구나.

아침 햇살이 번지면 나무는 생기 넘치는 싱그러움을 한껏

부풀리고, 그 화사함을 마주하는 나는 언제나 설레는 기쁨

으로 심장이 뛴다.

짙은 회색과 청색이 섞여 빚어내는 음침한 하늘빛의 묘한

분위기를 나무는 너그럽고 푸근한 품새와 상쾌한 반짝임으로

씻어내고 있다.

 

'나무여, 나는 안다.

그대가 묵묵히 한 곳에 머물러' 서 있지만

일년 삼백예순 날 내게 어떠한 기쁨을 선물해 줄지를.

 

.

.

 

오늘은 최고 기온이 29도라고 예고된 날, 그래도 우리는

이곳에서 150km 거리의 Troyes라는 유서 깊은 도시로

마실을 다녀 왔다.

Troyes도 Sceaux만 할까? 가서 점심이나 먹고 광장 한 번

둘러보고 오자,하며 기대없이 갔는데, 웬걸^^

차암~ 좋*았*다. ㅎㅎ

 

.

.

 

포스팅하다가 두고, 다른 일...ㅎ

6월 2일로 방금 넘어간 지금에사 마쳤네.ㅎ

카프카 아찌, 골났겠다.ㅋ

 

 

***

 

사진;

 

6월 1일 아침 6시 30분 즈음

창밖을 보니, 하늘빛이 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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