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은 청포도만 익어가는 계절이 아니었네?
벚나무엔 버찌가 익어가고, 꽃사과나무에도 푸른열매가 한가득
앙징스럽다. 마롱은 탱글탱글 여물어가고, 마로니에잎은 이미
갈색으로 변해가며 낙엽을 떨구고 있다. 측백은 한껏 농염해져
짙게 내뱉는 내음이 그저그만이다. 내 온몸의 세포를 일으켜 세우는
싱그런 향기, 측백나무 울타리를 지날때면 한참을 머물곤 한다.
그러면서 7월이 가고 있다. 아니
이제 7월은 다 갔다. 그러나
아직도 몇번의 7월이 남아있을터이니 너무 아쉬워 말자.
그제는 Parc de Sceaux 서쪽 한귀퉁이 너른 초원으로 가 보았다.
내가 '나의 아쉬람'으로 정해두고 자주 가서 벤치에 앉아 책도 읽고
명상도 하고 하늘도 보던 그곳, 그때 즈음 심겨진 어린 능금나무는
어느새 청년으로 자라 풋사과를 팔이 휘어지도록 매달아 두었다.
그날들의 벤치도, 흩어진 내 상념도, 흔적없이 사라지고
허연소 둘이 고요롭게 앉아 우물우물...
내가 흘린, 내가 잃은, 어제를 반추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이젠 '나의 아쉬람'이 아니구나.
꽃 피고,
꽃 지고,
꽃진자리엔 열매맺혀 영글고.. 계절은 찬란한데,
어이해 나는 허허로운 겐가.
.
.
어제는 36°C 무더위 속에서,
이웃분이 올려주신 레퀴엠과
유시민 작가의 추도사 들으며 한바탕 호곡하고 ...
그 분 노회찬!! 고인께 인사 드렸다.
갑작스런 뇌우로 저녁 기온은 23도,
비 그친 하늘에 별이 보이기에
10시부터 밖으로 나가 개기월식으로 구리빛 된다는
달 찾느라 한 시간여... 헛탕.
한껏 가까워졌다는 화성 맨눈으로 찾기... 헛탕.
오늘 아침은 바람이 차다,할 정도로 서늘하다.
인간만사 조석변, 자연변화 무한대.^^
살아있는 사람은 또 이렇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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