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aux에서

그리움

eunbee~ 2018. 7. 6. 19:06

 

 

 

 

 

 

 

 

 

 

은비는 바캉스라서가 아니라 여늬때도 늦잠꾸러기,

어쩌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만의 싱그러움에 생글생글.

"오, 이런 상큼한 아침 기분은 강원도 할머니집에서만 느끼던 거야,

거기선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산도 보고 닭도 보고 토끼도 보는데

이런 아침이면 거기가 생각 나."

 

요즘은 하루에도 몇차례 자기 엄마방 발콩을 드나든다.

아빠와 함께 할머니 할아버지 모시고 한국여행하던 날, 화개장터에서

사 온 백합이 얼만큼 피었을까, 냄새 맡으며 꽃보는 즐거움에 생글생글.

오늘 아침엔 화알짝 웃는 백합에서 퐁퐁 쏟아지는 향기에 우리 모두

넋다운. ㅎ ㅎ ㅎ

 

발콩에 모여 앉아 할머니 이야기,

어제 멸치 볶음에 넣은 마지막 들기름,

사돈끼리 여행도 하자시며, 남들 그러는 거 보니 좋다 하시던,

내가 선물한 스카프를 곱게 두르시고 서울 오셨던,

텃밭 호박으로 호박전 함께 부칠때 이제 석현이라 하지마시고 은비아빠라 부르세요,하시던...

이런 얘긴 내게 늘 상냥하시던 그분을 내가 추억한 이야기.

 

우리 모두는 백합향기 속에 웃고 계신 그분을 그리워했다.

상남의 아침내음에 잠긴 은비의 이른 기상은

지난해 돌아가신 친할머니와의 시간을

우리에게 선물하였다.

 

은비는 가끔 상남 시골집의 풍경과 냄새를 이야기한다.

오늘처럼 아침 공기가 주는 싱그러움이나

비오는 날의 흙냄새에서 떠오르는 친할머니집의 추억,

이제 은비에겐 마르셀의 마들렌이 아닐까.

지워지지 않는 어린날의 그리움으로.

 

나도 그분이 시시때때 그리웁다.

 

 

 

***

 

사진 ;

 

쁘띠데져네의 라클렛

먹기전 찍은... 백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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