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aux에서

롤랑 가로스에서 왼종일

eunbee~ 2018. 6. 6. 08:38

 

 

 

 

 

 

 

 

 

 

 

 

 

 

 

 

 

메트로, 소르본느역에서 바꿔 타고 롤랑 가로스를 향해...

그곳에서 4번의 검문^^을 거쳐 코트 수잔 렝글랜 10번 게이트, 19번째 계단, 3열, 58번 좌석. ㅎㅎ

 

2일 귀국예정이던 작은사위가 6일날 오게되어 나홀로 갔지롱.

오래전 롤랑 가로스 첫 나들이 때엔 작은사위랑 승용차로 갔었으니

이번엔 혼자가야하는 엄마가 걱정되었는지 두 딸들 출근하며 어찌나

훈수가 복잡한지.ㅋ

혼자서도 잘 노는 이 엄니, 가뿐하면 더 자알 논다는 걸 모르나 보다.

 

마그넘 아몬드 아이스께끼도 사먹고

에스프레소 더블 도피오도 마시고

비텔 한 병 사들고 홀짝이며

'역시 스포츠 게임은 현장에서 즐기는 게 쵝오!!!'함시롱~

 

코트 필립 샤트리에에서의 환호성에 질새라 우리 코트에서도

와~ 와~ 와~ 난리. 티븨로 중계방송 볼 때랑 넘넘 달라.

10시에 집나가서 저녁 8시에 들어 왔는데, 참 짧은 하루였지.

그러니 내가 라켓 들고 뛰었다면 을메나 신났을까.

 

암튼 혼자가 아니였어.

앞에도 옆에도 또 이쪽 옆에도 모두 경기에 열중하느라

몽땅 함께 온 기분으로 소리맞춰 응원하고 감탄하고

탄식하고...

 

쓸쓸한 사람은 모두 운동장으로 가 봐.ㅎㅎ

나처럼 챙넓은 모자 딸에게서 빌려 쓰고 말야.

사위랑 함께 못가길 아주 잘 했어.

신경 안써도 되니 을메나 좋아.

의지할 구석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기대게 되어

온전한 내 것이 안돼.

 

좌청룡 우백호 모두 나이든 부부커플,

외톨이 내게 금세 말걸어 오고...

그렇게 함께 와서 즐겁게 관전하는 모습이

정말 좋아 보이던 걸. 취미가 맞는 부부, 축복이야.

땡볕에서 장시간 앉아 있는 노부부는 더 멋져 보이더라구.

 

붉은 흙 위에서 뛰는 선수가 누구인가는 별로 중요치 않았지롱.

경기장 분위기는 세련된 관중들이 만들어 내던 걸?

옆 코트의 나달을 부러워하던 내 자신이 은근~부끄러워졌지 뭐야.

 

이렇게 나는 롤랑 가로스에서의 왼종일을

즐겁게 잼나게 신나게 보내고 왔더라는...

이공일팔 프랑스 오픈의 전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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