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aux에서

창변 이야기

eunbee~ 2018. 3. 14. 23:12

 

 

 

 

 

 

 

 

 

 

 

 

봄햇살이 정원 가득 내려앉은

Journee du Nombre Pi(파이 데이) 오전,

마침 수요일은 동네 초등학생도 우리집 대학생도 학교 쉬는 날,

언제나 그렇듯 오전 한 때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창밖 풍경을 즐기는 내 시선 안으로, 오늘은

짧은 시간 동안 차례로 등장하는 어여쁜 모습들..

나는 동화책의 페이지를 넘기듯 한 장면 장면을

행복에 젖어 바라보았지요.

 

똑같은 옷을 입은 어린 소녀 둘이 사뿐사뿐 잔디 위를 뛰어다니다가 곧 사라져 버리고,

이번엔 두 형제의 춤 공연, 예닐곱 살쯤 된 형아의 브레이크댄스 한판, 훨씬 더 어린 아우는 폴짝폴짝,

잠시 그러더니 그들도 킥보드를 타고 사라지고.

 

잠시 후, 우리 아파트 현관에서 강아지랑 금발소녀 등장,

나는 커피잔 내려놓고 이제 폰카로 동화 장면 스케치,

소녀는 수선화에 날아든 하얀나비를 좇아서 강아지에게 보여주면

강아지는 코를 나비에게 들이대고..(누구는 뉘에게 입을 들이댔다더만...ㅋ)

나비는 호르르 날아서 다른 꽃으로.. 소녀와 강아지는 나비 따라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나비와 소녀와 강아지와

봄볕과...

얼마나 이쁜 풍경인지.

차암 아름다운 동화책 또 한 페이지.

 

그리고...

한참 후 게이일까?

두 노인이 팔짱을 끼고 집으로 향하는 느린 발걸음,

키가 조금 작은 분이 아픈가봐요. 젊은날부터 사랑했을

두 노인은 이제 황혼, 좀더 건강한 쪽이 덜 건강한 분을

챙기고 있네요.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창밖 풍경을 바라보는

몇십 분 동안의,

내가 읽은 동화책이라우.ㅎㅎ

 

오늘은 파이 데이

3.14159.............

머리 복잡한 원주율 말고 블랑제리에 가서

사과파이나 사다 먹어야겠어요.ㅎ

것두 30e anniversaire de la journee de Pi 라는데요~^^

 

 

 

아참!! 그리고 오늘

창밖 목련 꽃봉오리와 첫인사를 나누었다우.

오 랄라~~~ 봄이에요. 정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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