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은비 남친의 초대로
Sceaux 옆동네 Fontenay에 있는 작은 콘서트홀에서 열린
현악 사중주 연주회에 갔었지요. 프랑스인-러시아인 부모의 5남매 중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연주자 4남매로 구성된 사중주단이었어요.
그중 첼리스트는 이제 고교생으로 알렉시(은비 친구)네 아버지에게
사사받고 있는 학생이랍니다.
알렉시네 부모는 프랑스인으로 부부 첼리스트고요.
저녁 8시 45분에 시작된 콘서트는 10시즈음에 끝났어요.
실력도 대단하고 연주활동도 활발하며 국제대회에서
수상경력도 있는 프로들이었지요.
화려한 연주에 감동과 전율로 머리가 띵~!! ㅎ
참으로 황홀한 연주였습니다.
전혀 기대도 상상도 하지 못하고 갔걸랑요.^^
4남매의 연주 모습을 보며, 내집 3남매의 어릴 때를
회억하기도 했고요.
내 꿈이 우리집 3남매가 피아노 삼중주를 하며
남매의 연으로 태어난 한세상을 음악 속에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며 살아가게 되는 거 였거든요.
대단한 연주가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셋이 만나는 기회마다 삼중주의 선율로
아름다운 삶을 가꾸고 즐길 수 있는 정도의 솜씨로
갖추게 되는 것을 목표로 하였지요.
큰애는 피아노를 4살 때부터 배우기 시작했고
뒤를 이어 작은딸은 바이올린을, 아들은 첼로(집 부근에 첼로
배울 곳이 없어 비올라로 시작했지요만)를 배웠었는데...
꿈은 그냥 꿈으로 흩어진, 나의 '꿈같은 소망'의 어느 한 시절이..
오버랩되기도 하였다우.
작은 연주회장을 꽉채운 이곳 사람들의 높은 문화예술애호에,
언제나 그렇듯 감탄했고요. 아무리 Entree Libre라 하더라도 말예요.
입구에 마련된 작은 상자에(탁상용 넵킨박스 크기 정도) 자유롭게
감사의 표시로 마음을 전하면 되구요. 생략해도 되구요.ㅎ
연주회를 마치고
알렉시네 집으로 가서 리셉션(전문용어 스탠딩수다파뤼^^)을...ㅎ
3층건물의 메종은 단아하고 품위갖춘 아름다운 집이었지요.
좁은 화장실 높다란 천정엔 예쁜 샹들리에가 매달렸더군요.
알렉시 외조모께서 어찌나 우아하고 세심하게 호스트역할을
해내시는지... 무려 3시간의 스탠딩 파뤼~^^를 너끈히...
삼삼오오 둘러서서 왕수다를 펼치는 30여 명의 손님들을
골고루 다니시며 이야기 나누시고, 다과 서빙도 잊지않으시고...
나는 샴페인 한 잔과 와인 두 잔으로 세 시간 버티기에 성공했고요.
아름다운 집과 화목한 가족의 전형을 보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지요. 그리고
어맛,깜짝야!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나탈리가
내게 와 인사하며.. 또 왕수다.
전화번호까지 달라며, 우린 가끔 만나 한국어 파티^^를
하기로 했다우. 자기는 한국어를 잊으면 안된다네요.
속시원한 한국어도 사이다!!였지만 알렉시 외조모님의
가족사 이야기에서 벗어나게 되어 기쁘기도 했어요.ㅎㅎ
이렇게,
실력 갖춘 연주회
부드럽고 우아한 리셉션...
불금이 아니고 우금(우아한 금요일)을 보낸
지난 금요일이었답니다.
***
이들의 사중주는 You Tube에서 <TchalikFive> 것을 감상
하시길 권해드리고요, (강추!! ㅎ)
사중주 멤버에서 제외된 형제 한명은 피아노의 Dania,
가브리엘과 다니아의 두엣 연주도 환상임을 소개합니다.
QUATUOR TCHALIK 소개는
www.gabrieltchalik.com 검색으로...ㅎ
끝 사진에는 가브리엘이 음료수를 마시고 있고
루이즈도 오른쪽에 보이네요.
그바로 위 사진엔 롱펠로우^^ 나탈리.
사진 제공은 은비가.
은비는 그날 제일 어린 손님으로,
내 눈엔 한떨기 청초한 백합으로 보였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