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만에 한 번씩 동문회에 참석하게 되면
그간 변한 옛친구들의 모습에서 세월을 읽는다.
지난 달에는 在京 남녀 동문회에 갔었다.
50여 년만에 보게된 남자 동기생 몇몇에게서
그 옛날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어 신기했다.ㅎ
50여 년만인데 말이다.
시골스런 정서의 小邑에서 중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우리들,
그때나 지금이나 남녀칠세부동석, 남자는 저~기 저~쪽 다른 테이블,
여자는 이~쪽 여기 다른 테이블. 차암 촌스럽고 쑥스럽다.
나이 70이 넘어서도 그러하니, 그 옛날엔 어떠하였으리.
서로 말한마디 건네보지 못하고, 그렇게 6년을 같은 학교를 다닌 이야기를
지금 애들은 믿을까? 아니 그때의 도회지 애들도 믿지 않을 이야기.ㅋ
오늘은 여자들의 동문회 모임. 16명 참가.ㅎ
4~5년만에 한 번씩 참석하는 나는, 만나면 금세
늘 만났던 것처럼 시간의 距離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옛동무인가 보다.
서로가 서로를 보며, 자기의 세월을 확인한다.
모두들 보드라워지고, 넉넉해지고, 느슨해지고,
"이제야 쳘이 좀 든 것 같아"라고 스스로들 말하면서
넉넉한 품들을 펼쳐놓는다.
나이는 그냥 먹는 게 아니군.
집에 돌아와 전화를 한다.
만날 때마다 기쁨을 주는 친구에게.
까르르~ 유쾌하게 웃는 그 동무 "오늘은 참말이지 중학생 때 같았어"
나는 그 친구를 만나면 정말로 기분이 좋아진다.
매너좋고, 잘 웃고, 기분좋게 대화할 줄 알고
가벼운 유머와 재치가 있는 소녀같은 친구,
음전하고 따스하고 언니같은 친구,도 있다.
은근한 미소만 봐도 따스해지는 친구.
"너는 참 매력있는 여자야."라고 친구에게 말해 주는
진짜 매력있는 친구. 살펴보니 모두들 그렇게 멋진 여인들이 되었군.
난 그런 친구들이 보고파 10년에 두세 번쯤
동문회에 가는 것 같다.
그 이상도 그 무엇도 기대하지 않고.
옛친구를 마주하는 시간은
나의 현재를 발견하고 확인하는 시간이다.
2016. 11. 29.
양재동 어느 갈비집에서 동*문*회.^*^
근데..? 쏘,맥 한잔도 없는 맹숭한 모임이더라구.ㅋㅋ
옛날이나 지금이나 우린 차암~ 순진...촌스러.(좋은 의미의 촌스러움)
내가 쏜 커피숖의 커피가 뒷풀이.
맥주 마시자는 눔도 없으니.ㅠㅠ
(띄엄띄엄 참석하는 罰로, 갈때마다
나는 세금을 바쳐야 한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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