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광속의 시대에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무엇을 하건 천천히 하려는 자세가 아닐까.
책 읽기도 예외가 아니다. 남보다 더 많이 읽고, 남보다
더 빨리 읽으려 애쓰며 우리는 책이 주는 진짜 가치와 즐거움을 놓치고 있다.
천천히 읽어야 친구가 된다.
'천천히 책을 읽는다'에서 '천천히'는 물론
단순히 물리적 시간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읽고 있는 글에 내 감정을 들이밀어 보는 일, 가끔 읽기를 멈추고
한 줄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일, 화자의 상황에 나를 적극적으로
대입시켜보는 일. 그런 노력을 하며 천천히 읽지 않고서는
책의 봉인을 해제할 수 없다고 나는 믿는다.'
---박웅현 <다시, 책은 도끼다> 저자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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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곳에서 날아 와
이른 새벽 내 베개맡에 도착한 사진들.
그리고
조금 먼 곳으로 떠나 와
천천히 책장 넘기는 시간들.